우리나라에서 손 꼽히는 청정지역인 경상북도 봉화군 재산면 내일학교에서
10박 11일동안 진행되었던 2015학년도 첫 이동수업을 잘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1학년부터 8학년까지 전 학생들이 모두 섞여서 3개조로 나뉘어 진행이 된 이번 이동수업에서
우리 1학년 신입생들은 놀라운 에너지와 쾌활함으로 모두를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집에 가고 싶다고 울지도 않고 잠도 잘 자고 아침 7시부터 밤 10시까지 계속된 수업에도 지치지 않고
언니 오빠들과 함께 [마음의 봄 싹 틔우기]를 위해 부지런히 쫓아 다니며 한껏 봄을 느끼고 갔습니다.
이번 이동수업 주제는 [마음의 봄 싹 틔우기]입니다.
이를 위해 1학년 새싹들이 학교로 돌아간 후부터는 본격적인 미션수행 [나를 봄으로 디자인하라]가 진행되었습니다.
봄의 특징을 알기 위해 아침 산책도 다녀 오고
얼음이 녹아 흐르는 실개천 소리를 명상도 해보고
물오리기 시작하는 소나무도 안아보고
냉이도 캐보고
강변에 나가 차가운 강물에 발도 담가보고
따사로운 햇살에 반짝이며 빛나는 강자갈도 골라보고
겨우내 묵혀있던 밭 비닐을 걷고 옥수수대도 뽑으며 설거지도 해보고
일월산자락 험준한 산골로 트래킹도 갔다 오면서
산골에 스며들기 시작하는 봄기운을 만나는 시간들을 가졌습니다.
이런 봄의 모습들을 통해 생명의 움직임, 새로운 시작, 성장, 피움, 드러냄, 살아남, 따사로움, 돋아남, 빛 ... 등등
50가지 특성들을 찾아 보기도 하고
나와의 연관성은 어떤 것이 있는지도 고민해 보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잡초 뽑기와 밭설거지 활동을 통해
내 안에 뽑아 내야 할 잡초는, 불필요한 것들, 개선되어야 할 점들에 대해서도 찾아보고
밭설거지를 하며 겨우내 묵혀있던 상처들, 딱딱하게 굳어 있는 것들을 찾아 위로도 하고 풀어내는 활동도 해 보았습니다.
또 출발하기 전날에는 아침 6시반부터 자원한 새싹들이 내일학교 농장에 가서 병아리들에게 모이 주는 운력도 경험해 보면서
어린 생명을 직접 느껴보고 오기도 했습니다.
이런 모든 활동들을 1차로 도화지에 담아 [나를 봄으로 디자인하라]미션을 표현해 보았습니다.
새싹들이 봄의 특성을 살려 자신의 1년 생애 농사를 어떻게 짓고자 하는지에 대해 중간발표도 해보았습니다.
친구들과 선생님들의 조언을 참고하여 마지막날 최종 발표에서는 평면 도화지에서 조금 더 입체성을 강조해서
흙, 잡초, 씨앗, 종이 등을 이용해서 미션수행을 완수했습니다.
주로 돌멩이와 잡초를 통해 자신들의 게으름, 게임하고 싶은 마음, 짜증, 화내는 것 등을 표현했으며
꽃과 나무, 산, 구름, 태양등을 통해 자신이 자람하고픈 배려, 용기, 도전들을 표현해내기도 했습니다.
또한 마음자람에 이어 저학년 새싹들은 줄넘기 1,000번은 기본이고 1년 동안 150권 책 읽기 등 몸자람과 생각자람을 위한 씨앗들을 심기도 했으며 고학년들은 자신들의 자람을 돕는 존재로 부모님, 학교, 선생님, 친구들을 표현하기도했습니다.
어떤 새싹은 자신의 마음 상태를 언제든지 투명하게 비추어주는 역할로 강물을 표현하였으며 이를 일상에서는 잠 자리에 들기 전에 스스로 칭찬해주고 격려하는 명상으로 대신하겠다고 발표도 했습니다.
이번 이동수업 중에는 저학년부터 고학년까지 모두가 동일하게 스스로 방청소, 사용한 공간 청소와 매일 한 조씩 식사 준비부터 공양하기, 뒷설거지 하기 등 생활자람을 위한 수업도 함께 진행이 되었습니다.
또 진행과정 중에 소소하게 일어난 새싹들간의 갈등, 다툼, 식사 및 공간 사용에 대한 예절, 지각, 약속지키지 않음으로 인해 발생한 일 등 여러 일들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24시간 함께 지내다 보면 학교에서의 생활보다 더 많은 것들이 드러나고 증폭되어 나타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런 과정을 통해 새싹들은 기초 질서, 서로 함께 생활해 가면 배워야 하는 협동심, 생활예절, 약속 이행 등에 대해 경험하고 배우게 됩니다.
도리어 문제를 덮거나 무마시키지 않고 있는 그대로 드러내어 도울 바를 살피게 하고 새싹들 모두가 주인으로서
어떻게 슬기롭게 해결해 가는 것이 좋을지 머리를 맞대고 방법을 찾기도 하고
스스로 명예 회복을 위해 벌칙을 세워 끝까지 약속을 완수해 가는 것도 배워가는 것이
이동수업의 의미이며 산교육의 현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이동수업 미션인 [나를 봄으로 디자인하라]는 단지 11일간의 이동수업용으로 마치는 것이 아니라
4월에 진행되는 2차 이동수업, 그리고 여름, 가을, 새해엶과 마디맺음, 생애기획하기 까지 이어지는 1년 생애농사의
첫 시작으로서 의미가 큰 수업입니다.
이어지는 학교 생활에서도 새싹들이 심은 마음의 씨앗들이 무럭 무럭 잘 자라 올 해를 마무리 하는 시점에
자신의 마음이 흡족할 수 있도록 관심과 지도가 계속될 것입니다.
긴 시간 이동수업에 열심히 참여한 새싹들과
언제나 학교를 지원하고 응원해주시는 부모님들께 깊이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