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양떼구름이 흩어질 때 체조를 시작했어요. 아침 열기 담당인 별꽃 선생님이 새싹들을 기다리고 있을 때 7시 11분 쯤 가장 먼저 푸른마음이 후드티 모자를 뒤집어쓰고 나왔어요. 그다음 푸른하늘이 조장답게 꿈나무, 사랑빛이 추울까봐 잠옷을 갈아입히고 나오느냐고 물으러왔어요. 늘빛과 우주가 왔고 하늘바다가 와서 체조를 시작했어요. 3일째라서 많이 고단했는지 새싹들이 드문드문 나왔어요. 그러다가 25분이 되었고 본격적으로 체조를 시작했습니다. 기다란 나무가 푸른 숨을 가져다 주는 것 같았어요. 마음속이 시원해지게 숨을 내쉬고 들이마쉬기도 했어요. 하늘도 바라보면서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내면 좋을지 이야기도 했지요. 아무도 다치지 않고 안전한 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입을 모아 이야기 했어요.
식사당번을 하느라고 멋진나무와 하늘자람은 체조를 하러 나오지 않아서 규칙대로 운동장을 뛰었습니다, 아침에 신선한 공기를 마시며 몸을 푸는 시간도 소중하니까요.
아침을 먹고 주상절리에 갔어요. 제주의 주상절리보다 규모가 작았지만 겹겹이 파도와 바람에 침식된 바위가 신기해보였어요. 바다를 보니 마음이 시원했어요. 햇살에 반짝이는 돌이 예쁜 봉길해수욕장에서 우리들은 신나게 뛰어놀았어요.
탁 트인 너른 바다를 보니 마음이 상쾌해지고 시원한 바람은 기분 좋게 해주었어요. 새싹들은 하얀 거품이 이는 바다 속에 발을 담그고 신이 나서 소리를 질렀어요. 사랑빛은 예쁜 돌멩이를 동생 가져다 주겠다고 주웠어요. 눈송이도 투명한 돌을 찾아 나섰지요.
초록나무와 멋진꿈, 푸른숲은 나란히 서서 파도를 기다렸답니다. 역사 퀴즈를 맞혀서 상품으로 받은 밀키스를 마시면서. 낭만을 즐겼어요.
멋진별과 멋진나무는 물 깊은데까지 들어갔어요. 꿈나무는 두 손을 바다에 담그고 무척 즐거워했어요. 하늘바다는 매끈한 돌을 만지며 웃었고 예쁜미소와 푸른하늘 산들바람 멋진꿈은 돌멩이를 바다에 던지며 누가 멀리 던지나 시합을 했답니다.
자유로운 바다에서 한가롭게 보낸 후 점심을 먹으러 갔습니다.
주문 착오가 있어서 한빛의 점심이 늦게 나왔어요. 속상한 한빛을 보니 많이 미안해졌어요.
동해구와 이견대에 갔는데 이견대에서 보는 바다는 더 푸른빛을 띠는 것 같았어요. 마지막 여정은 감은사지 3층 석탑이었어요. 하늘을 향해 마치 피뢰침이 있는 것 같은 거대한 탑을 보며 숭고한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그곳엔 아주 신비로운 나무가 있었는데 사랑빛은 그 나무를 보며 내일학교에 있는 나무가 생각난다고 했어요. 그 나무에서 사랑빛과 꿈나무가 푸른하늘이 따다 준 민들레 홀씨를 후후 불었고 멋진나무는 나무 안에 들어가 얼굴을 쏙 내밀었지요.
숙소에 돌아와서는 아주 특별한 일이 있었답니다. 어제 로드킬을 당한 다람쥐를 한빛이 용기 내어 한쪽으로 옮겨두었어요. 한빛은 묻어주지 못해 마음에 걸린다고 했어요. 그래서 돌아오자마자 마음에 맞는 새싹들과 함께 다람쥐를 묻어주러 갔어요. 가는 길에 다람쥐에게 줄 예쁜 풀꽃들을 따고 꿈나무와 사랑빛은 도토리도 주웠어요. 멋진별은 땅을 팔 굵은 나뭇가지를 주웠어요. 의림이도 꽃을 땄습니다. 그때 한빛과 눈송이, 하늘바다가 급하게 뛰어왔어요. 어린 새싹들이 먼저 묻어주러 간 줄 알고 마음이 급했다고 합니다. 한빛이 시작한 선한 일에 한빛을 빼놓고 할 수 없지요.
멋진별이 씩씩하게 땅을 팠어요. 한빛이 나뭇가지 2개를 이용해 다람쥐를 작은 구덩이로 옮겼어요. 딱딱하게 굳어진 다람쥐는 어제는 한쪽 눈이 파져서 코와 입에 피를 흘리고 있었어요. 아이들은 무서울 법도 하지만 침착하게 다람쥐를 옮기고 기도해주었어요.
“다람쥐야, 다음 생에는 부디 사람으로 태어나.” 하고...
꿈나무와 사랑빛은 다람쥐가 은혜를 갚을 거예요. 하고 말하기도 하고 다람쥐가 다시 살아나면 좋겠다고 했어요. 하늘바다는 눈과 코에 피를 많이 흘려 민들레 꽃잎을 덮어주자고 아름다운 마음을 냈어요.
눈송이도 우리가 판 흙이 너무 적다고 더 흙을 넣자고 했어요. 꽃과 단풍잎으로 다람쥐를 덮어주고 그리고 흙을 뿌렸어요. 따뜻한 마음을 담아서. 마지막엔 다람쥐 무덤 가에 큰 돌을 놓아두고 비석도 세웠어요. 그리고 노란 민들레를 놓아두었어요.
아이들은 내일 또 와보자고 했어요. 그리고 다른 사람이 이 무덤을 발견하거나 밟으면 어쩌지 하고 걱정하기도 했어요.
아름다운 마음의 아이들.
긴 여정에 몸이 피곤할 텐데도 다람쥐를 묻어준 일에 함께한 선한 천사들에게 아낌없는 사랑의 칭찬을 주고 싶어요.
참 따뜻한 하루였어요.
생명의 소중함을 온 마음으로 느꼈던. 오늘 밤 하늘엔 별이 많이 뜰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