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두 사람의 생애 그 사이에 벚꽃의 생애가 있네.
-바쇼 (일본 에도 시대의 하이쿠(俳句) 시인, 1644~1694)
봄학기가 시작되면 올해에는 얼마나 벚꽃이 예쁘게 필까 기대하게 되지요. 벚꽃을 발음하면 벗꽃이라는 낱말과 닮았어요.
예전에 꿈나무가 별꽃선생님을 벚꽃선생님이라고 불렀던 날이 생각나네요. 새학기 첫날 보고싶은 벗꽃이 활짝 피었습니다.
더불어방에 피어난 벗꽃들은 서로의 얼굴을 보며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어요.
"안녕, 어떻게 지냈어?"
긴긴 쉼주간 동안 평온하고 즐겁게 쉬었나봐요. 새싹들의 얼굴빛이 화안합니다.
내일새싹학교에 새 친구의 얼굴이 보이네요. 일어나 소개를 하자니 쑥스러워 친절한 새싹들이 친구를 향해 돌아봅니다.
"하늘자람이라는 이르름을 가진 신우용이라고 해요."
와, 드디어 예쁜미소와 하늘바다에게 열두 살 남자친구가 생겼어요. 새 친구를 사귄다는 것은 언제나 설렙니다.
내일새싹학교에 달라진 점이 있어요. 무엇일까요?
눈을 크게 뜨고 찾아보아요.
별꽃선생님이 봉화에서 돌아오셨고 충진선생님이 씨앗과정 담임선생님으로 오셨답니다.
여러분, 이번 봄학기부터 크게 달라진 교육과정에 대해 소개하려고 해요. 그다음 두구두구두구 기다렸던 담임선생님 발표를 하겠습니다.
'에고,,, 떨려라!'
멋진나무가 얼굴을 감쌉니다.
봄학기부터 4-4-4 학제로 학제가 바뀐답니다. 많이 놀라셨나요? 참 좋은 학교라고 소문난 영국의 썸머힐(Summer Hill) 학교도 같은 학제를 따르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우리 학교의 역사 안에도 2002년, 2005년도에 이와 같은 방식으로 새싹학교가 열려 참 좋았다고 하네요.
그러면 어떤 과정으로 자람하게 될까요?
올해부터 유치부~1학년인 씨앗과정이 생겼어요. 씨앗과정은 새싹이 돋아나기 위해 흙을 잘 덮어 쓰담쓰담 보듬어주고 북돋아주듯이 보호해주는 반이에요. 건률이, 이찬이, 수빈이가 씨앗과정으로 함께 하게 되었고요, 수린이가 체험학생으로 와서 향기롭답니다. 재미있는 놀이를 목표로 합니다.
새싹과정은 2학년~4학년까지이고요, 멋진별, 꿈나무, 멋진나무, 사랑빛이 있어요. 즐겁고 신나게 놀며 새싹들 간의 돈독한 관계 형성을 목표로 합니다. 하늘자람은 새싹반에 머물고 있습니다.
자람과정은 5학년부터 8학년까지예요. 14명이라는 최대 구성원을 자랑하네요. 자람과정의 자람목표는 심성과 감성계발이랍니다. 마음이 우주처럼 커지고 이성과 지성도 우주처럼 끝간 데 없는 별하늘을 자유롭게 누빌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올해부터 시작하는 프로젝트 수업으로 예쁜미소, 하늘바다, 푸른마음, 멋진지구, 산들바람, 초록나무, 푸른하늘, 금빛바다, 멋진꿈, 우주, 해바라기, 푸른숲, 한빛, 늘빛이 함께 합니다.
진로탐색과정에는 최고 학년인 9학년으로 넓은마음, 눈송이, 푸른언덕이 있습니다. 감성과 심성, 이성과 지성의 자람이 더해져 이제 자신이 진정으로 내일에 어떤 인간으로 성장하고 싶은지를 모색하는 시간이지요. 자신의 내면에서 움터나오는 꿈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보고 깊은 성찰을 하게 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프로젝트 수업은 다양한 학년들이 함께하다보니 서로의 개성을 발견할 수 있고 다움들이 드러나 조화로운 꽃이 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반짝반짝 빛나는 아이디어가 하나의 구체적인 결과물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해집니다.
내일새싹학교에 재미있는 이야기가 시작될 것 같습니다.
2016년부터 함께 하는 선생님을 소개합니다. 씨앗과정 담임인 충진선생님, 그리고 지난 11월부터 함께 지냈던 별꽃선생님입니다. 충진선생님은 "참 된 스승이 되고 싶어요. "하고 말하셨고, 별꽃선생님은 "여러분들 마음속에 동화를 심어주는 다정한 이야기 할머니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했어요.
이제 담임을 소개합니다. 새싹과정에 시우선생님, 자람과정에 충경선생님, 씨앗과정에 충진선생님, 진로탐색과정에 지성심선생님입니다. 별꽃선생님은 매일 수첩을 손에 쥐고 여러분의 하루를 기록할 것입니다. 또 자람과정 담임선생님을 도와 함께 하기로 했어요.
기대하고 바랐던 담임선생님을 만났나요? 선생님들은 여러분들에게 반가운 담임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새학기를 열 때 기도하지요. "제가 담임선생님이라고 했을 때 예! yes! 이런 환호성이 나와주기를..."
담임선생님 소개가 끝난 후 더불어방에는 자람과정 새싹들이 모였어요.
설레는 표정을 짓는 새싹도 보이고, 심각한 표정을 지은 새싹도 있었어요.
금빛바다는 "나라를 잃은 것 같아요." 라고 말하며 울음을 터트렸어요.
자람과정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고 합니다. 작년 5학년들이 자신의 성장과 자람에 대해 인정해주지 않아 속상했는데 또 같은 반이 되다니! 속상한 마음을 표현했어요. 금빛바다는 유일하게 지리산 종주로 최고 스승상을 받았다고 하네요. 그건 정말 내일새싹학교 역사상 최초라서 칭찬에 칭찬을 받고 영광스럽게 여겨야하는 것입니다.
늘빛은 학년이 달라서 만나지 못하는 친구들을 사귈 수 있어서 좋다라고 이야기 했어요.
이렇게 솔직하게 마음을 표현했어요. 충경선생님은 지금의 마음을 성찰일기에 잘 적어두고 1년이 흐른 뒤에 확인해 보자고 했어요. 지금은 이런 마음이지만 시간이 지나면 마음은 또 바뀌니까요. 마음은 물처럼 흘러가는 것이에요. 분명 좋은 마음이 되살아날 거라고 그런 마음을 함께 만들어 가면 좋겠어요. 살아나는 마음으로!
한편 자람과정반이 속마음을 진지하게 털어놓고 있을 때 새싹과정반은 신이난 얼굴로 자석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친구들 사이에 좋은 관계를 키워가고 재미있고 신나게 놀자라는 과정의 목표가 오늘부터 시작되고 있는 듯해서 흐뭇합니다.
새싹과정 아이들을 지켜보고 있으면 참새들처럼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아요. 옆에서 지켜보고 있으면 웃게 됩니다. 그리고 이야기를 줍고 싶어져요.
9학년들인 푸른언덕 넓은마음 그리고 내일학교에 가기 전에 잠깐 머무는 하늘보람도 교실에 함께 있습니다. 자동차에 관심이 많은 푸른언덕은 그림을 그리는 것을 좋아해서 자동차를 그리고 있었습니다.
와! 섬세하게 잘 묘사하고 있군요! 푸른언덕이 그리는 자동차를 타고 푸른 바닷길을 달리고 싶어집니다.
씨앗반에서 이찬이는 벌써 간식을 다 먹고 구름놀이를 하고 있네요. 수빈이는 간식을 아주 천천히 먹고 있습니다.
건률이는 등에 검을 차고 기차를 만들어 기차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건률이 기차가 지나갈 때마다 마을이 들썩들썩 깨어납니다.
오늘 새학기에 먹은 첫 끼니는 도시락이었습니다. 처음으로 맛보는 도시락이었지만 아이들은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며 맛있게 먹었답니다.
누구의 손일까요? 자기가 먹은 도시락은 다시 비닐에 싸서 가져갔습니다. 숙제를 내 주었어요.
먹고 남은 스티로폼 도시락은 어떻게 분리수거를 해야할까요?
1. 어머니가 한다. / 아버지가 한다.
2. 내가 쓰레기통에 버린다.
3. 도시락을 물에 깨끗이 씻어서 스티로폼 분리수거함에 넣는다.
새싹들은 어떻게 했을까요? 궁금해집니다.
오후에는 임시새싹공사가 열렸습니다. 새싹의장인 푸른하늘이 앞에 나와 회의를 이끌었습니다. 입학식을 준비하기 위해 입학식 준비위원들과 청소 구역을 정하는 안건을 냈습니다.
내일새싹학교에서 중요한 수업 중에 하나는 바로 청소입니다.
내가 새싹학교의 화장실을 청소할 때 몸살을 앓던 지구가 활짝 웃었다.
아름다운 환경을 가꾸어 미래의 후손들에게도 아름다운 지구별에서 살 수 있게 우리는 내일새싹학교 구석구석을 깨끗이 청소해야겠습니다. 우리가 머무는 이 공간이 반짝반짝 빛나면 기분도 좋으니까요. 물론 선생님들도 함께 청소합니다.
그리고 바라는 것이 있다면 집으로 돌아가서 부모님과 함께 청소하는 것입니다.
청소는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다른 사람과 함께 할 때 즐겁고 기쁩니다.
주변을 깨끗이하면 마음도 맑아집니다.
마디맺음 시간에 더불어 방에 둥글게 모여앉았어요. 눈을 꾸욱 감고 오늘 있었던 일을 돌아봅니다.
내 마음이 평온한가요?
오늘 친구들을 만나 즐거웠나요? 부딪치는 일은 없었나요?
어떤 배움이 있었나요?
내일은 어떻게 맞이하고 싶나요?
내 마음에게 말합니다.
사랑합니다. 오늘 하루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보내준 분들에게 감사합니다.
명상을 할 때 사진을 찍는 것은 실례가 되지만 모습이 참 아름다워 사진으로 남겼습니다.
2학년 멋진별의 반듯하게 세운 허리, 동그랗게 말아진 두 손과 슬며시 감은 눈.
명상의 교본이라고 하고 싶습니다. 아름답네요.
수채화 물감이 소소소 퍼지듯 개학식 풍경이 완성되었습니다.
지난 겨울 교사연수를 받으러 봉화에 갔을 때 자람지도선생님의 시를 읽었습니다.
친구는 놀이를 함께 하는 관계이고 벗은 뜻을 함께 하는 사이.
내일새싹학교의 새싹들이 아름다운 내일을 향하여 벗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기대합니다.
봄마중을 하며 벗꽃이 아름답게 폈습니다.
내일은 또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