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새싹학교에서 가장 작은 반하면 누가 떠오르나요?
바로 씨앗반의 해와달님과 자석님이지요.
귀엽고 어여쁜 건률이와 이찬이는 늘 발바닥에 에너지가 넘쳐
내일새싹학교를 들썩들썩 파도처럼 움직이게 합니다.
가을학기를 맞아 씨앗반도 문학수업을 시작했어요.
어떻게 진행되었을까요?
예상 밖의 수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알을 품은 여우> 그림동화책과 도화지, 크레파스를 들고 교실로 가는데
뜻밖에 교실 문이 의자와 책상들로 점령당했어요.
“선생님이 재밌는 이야기 가지고 왔는데... 열어주세요.”
하자 이야기? 눈을 똥그랗게 뜨고 이찬이가 먼저 책상을 옮겨주네요.
앞니가 빠져 익살스럽게 씨~익~ 웃는 해와 달님,
그림 동화를 들려줄 거예요 하자, 자리를 잡는데 새싹들이 책상에 의자를 두고 높이 앉아
있길 원했어요.
원래는 땅바닥에 매트를 깔고 이야기를 들려주려고 했는데
선생님을 위에서 내려다보고 싶다고 해서...
안전이 걱정되면서도 그대로 있게 하였어요.
해와달님과 자석님은 책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것처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이야기를 들었어요.
마주이야기는 마주 앉아 아이와 선생님이 이야기를 만들어간다는 뜻이에요.
입으로 말한 이야기를 선생님이 들어주고 기록하는 이야기에요. 아직 맞춤법이 어려운
저학년 아이들이 입으로 말하는 이야기 짓기 시간이지요.
씨앗들은 “알”을 주제로 자신만의 개성 있는 노래를 완성했어요.
건률이가 만든 노래: <알 속에 들어 있는 병아리>
내가 만약 알을 품는다면
어, 젤리랑 과자랑 텔레비전 또 장난감
나는 알 속에 들어 있는 병아리야
그런데 안경이 없어졌어.
어랏, 의자가 있네!
그다음 바구니도 있네!
저쪽에 여우 친구가 두 마리 있네!
얘네들은 알에서 나왔을까?
아니!
이찬이가 만든 노래: <산타할아버지의 도움 덕분에>
내가 만약 알을 품는 다면
애플멜론, 애플 스트로베리처럼 혼합과일이 나왔으면 좋겠어.
나는 알을 품는 오리너구리야
지금 알 속에 있는 건
그건 바로 산타할아버지가 겨울 때 내려주신 선물이었어.
그걸 팔아서 부자가 되는 게 꿈이야.
^ ‿ ^ V_V U_U ? (이찬이가 표정을 지음)
그 다음에 표정은 뭘까?
수업은 끝이 났는데...
“선생님, 또 읽어주세요!”
하고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를 들고 나온 자석님!
레고를 만지작거리는 해와달님에게
“형, 우리 또 듣자!”
하는 자석님 말에 다시 앉아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씨앗반의 첫 수업은 자유롭고 생동감 넘쳤어요.
마치 수업 중에 넘실랑거리는 푸른 바다에 온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씨앗반 아이들이야말로 자유로운 창조놀이의 달인이었어요.
오후에는 어제 놀이를 하느라 먹은 수박 껍데기를 버리러
충진선생님, 봉화에서 온 하늘보람, 씨앗들과 함께 텃밭에 갔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썩혀 유기농 비료로 쓰기에
수박껍데기를 버리는데... 뜨거운 비닐하우스 열기에
후욱 더운 김이 빠져나왔고 까치가 날아와 음식물찌꺼기를 쪼고 있는 장면을 봤습니다.
해와달님이 비닐하우스 문을 찰칵 잠글 때
자석님이 다가와 수박을 던져주며 도와주는 모습을 보며
무척 감사했습니다.
아이들이 손을 잡아 끌어
오솔길을 따라 내려가면 운동기구가 있다고 해서
아래로 내려가보았습니다.
군데군데 버섯이 있어 자석님이 “버섯이다!” 하고 빙그르 웃었습니다.
건률이와 이찬이는 땅을 밟으며 해맑게 웃었습니다.
도토리를 주워 하늘보람 누나에게 가져다 준다고 발을 동동 구르는 씨앗들! ^^
씨앗반과 함께 지낸 하루
씨앗들 눈에 보이는 세상은 온통 호기심 천국 같다고 생각이 들면서...
함께 지내며 방긋 웃을 일이 많았습니다.
자유롭고 생명력 넘치는 맑은 씨앗이 밝게 자라 새싹학교에 움트는 멋진 새싹이 되시기를
기대해 봅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