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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잃은 자전거

푸른하늘 박연우

2016.03.16

 

 처음으로 8학년부터 5학년이 같은 반이 되었다. 한 반에 모든 사람들이 있어서 그런지 정말 반이 꽉 차고 시끄럽고 불편했다. 그래서 우리 반은 여의도 공원으로 놀러 가기로 했다. 기획서를 각자 쓰면서 발표를 하는 시간을 가졌는데 나는 빨리 가서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자전거도 타고 싶고, 뛰어 다니면서 농구도 하고 싶고, 따뜻하게 햇빛도 맞고 싶었다. 지금 당장 가고 싶었다. 더욱 문제인 것은 금요일의 점심 도시락을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걱정이 많이 되었는데 그래도 바람을 쐬고 싶었다.

 

 새벽에 어떤 소리에 갑자기 깼다. 엄마가 도시락 준비한다고 생각해 얼른 밖으로 나갔다. 엄마는 그냥 자라고 하셨는데 나는 중간에 자기도 귀찮아서 엄마를 도왔다. 일단 감자를 깎아서 채를 썰었다. 김치도 볶고 해서 층층 밥을 만들어서 통에 넣고 학교로 갔다. 학교에 와서 자전거 순서를 정하고 바로 출발을 했다(사실 아무렇게나 순서가 되도 상관은 없었다.).

 여의도 공원으로 도착을 해서 공을 맡기고 자전거로 대열을 맞추고 드디어 출발을 했다. 차가운 바람이 얼굴에 맞닿는 게 너무 좋았고 시원했다. 얼마 만에 느끼는 시원함 이었는지 정말 행복했다. 그런데 앞의 자전거 도로가 공사 중이었는데 그걸 앞에 계시던 초록나무님이 늦게 피했고 늘빛님은 앞 자전거와의 간격을 벌리느라 브레이크를 밟고 해바라기님이 늘빛님의 자전거에 부딪히고 나는 해바라기님의 자전거에 부딪혀서 다리가 자전거에 끼었는데 너무 아파서 무릎을 잡고 소리 없이 울었는데 너무 놀랐고 아팠다. 그래도 많이 아프지는 않아서 계속 자전거를 탔다. 앞 사람과의 간격을 맞추려고 천천히 가면 간격이 너무 벌어지고 그걸 빨리 따라 잡으면 뒤와의 간격이 벌어진다. 어떻게 되었든 간에 나의 체력은 아직 멀쩡했고 간격이 벌어지든 안 벌어지든 당장이라도 따라 잡을 수 있었다. 그래도 힘을 좀 딸렸고 모든 대열들에 들락날락하는 푸른언덕님과 넒은마음님의 자전거가 부러운 건 알면서도 그때는 그렇게 티를 내고 싶지는 않았었던 것 같다.  얼마 가지 않아서 유턴 지점에 도착했다.

 

 벌써 도착했나 싶기도 하고 다음 번에는 좀더 길게 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유턴 지점에서 사진을 찍고 다시 출발을 했는데 가방을 챙기느라 조금 늦었다. 그런데 다들 출발을 해서 얼른 따라 갔는데 벌써 가버려서 따라 갈 수가 없었다. 나는 천천히 산들바람님이랑 해바라기님, 멋진꿈님이랑 같이 가고 있었다. 그런데 중간에 해바라기님은 충경선생님과 함께 마지막에 갔다. 그렇게 가던 도중 우회도로가 있었는데 우회도로라 아닌 곳은 63빌딩을 지나는데 갈 땐 본 적 없었던 것 같아서 우회도로 쪽으로 갔다. 그런데 점점 갈 때 보지 않았던 것들이 보이고 막 걱정도 되고 그래서 어떤 지나가는 분께 물어봤는데 헛웃음을 지으시면서 거꾸로 가야 한다고 하셔서 우리는 다시 거꾸로 갔다. 그렇게 갈 때 산들바람님은 실성을 했고 멋진지구님은 땅 바닥에 걸 터 앉고 멋진꿈님은 점점 더 조용해져 갔다. 우리는 아까 나를 다치게 한 공사장으로 다시 가서 물어보고 겨우 도착을 하고야 말았다. 다들 점심밥을 이미 먹고 있었다.

 

이미 다 먹고 간식을 먹고 있는데 너무 부러워 보였고 한편으론 우리가 그렇게 늦게 왔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선생님의 말로는 20분 가량 점도를 더 늦게 왔다고 한다. 점심밥을 바로 먹었다. 그 날 따라 나의 점심밥이 고마웠고 너무 맛있었다. 농구 연습을 하거나 따뜻한 돌에 누워서 쉬거나 사진을 찍었다. 나는 내가 생각해도 농구를 잘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해보니 나는 아직 부족했다. 멋진꿈님이나 푸른마음님 같은 경우는 나보다 잘했지만 나를 놀리는 것 같은 얼굴과 말투가 얄밉고 짜증도 났다. 그럼에도 멍 때리기는 너무 편했고 즐겁고 진짜 스트레스를 확 풀어버린 날인 것 같다.

 

 갔다 오니 보고서를 써야 한다는 단점이 있었지만 그래도 비록 길 모르는 4명들은 꽤나 특별한 경험을 했다(나, 멋진꿈, 산들바람, 멋진지구). 정말로 나는 길을 잘 아는 사람과 같이 다녀야 한다는 걸 이번에 더 느낀 것 같고 자전거와 자전거와의 간격을 어느 정도 유지를 해야 한다는 것을 제일 많이 느낀 것 같다. 이번에 2번이나 자전거에서 낙차를 했다. 비록 자전거를 타고 와서 무릎도 아프고 멍도 들긴 했지만 정말 거짓말 안하고 길치 4명 이서 다닌 게 나에게는 신나고 즐거웠던 경험이었다. 힘들긴 했었지만 그런 일이 다음 번엔 없을 것이니 특별하고도 기억에 날을 기억이다. 다음 번에는 팀을 짜서 자전거를 타면 좋을 것 같다.

 

푸른하늘4.JPG

푸른하늘1.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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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주 2016.03.21 13:53
    재미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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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푸른하늘 2016.03.21 13:55
    아 맞다 우주님은 못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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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꽃 2016.03.23 10:54
    푸른하늘 많이 아팠겠어요. 지금은 괜찮나요? 다음 자전거여행 땐 다치지 않길 바라면서... 더 큰 사고로 이어지지 않아 다행이에요. 차분한 마음으로 써 내려간 일기가 그날의 마음이 자세히 적혀 있어서 그림이 그려져요. 글이 좋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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