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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소리에, 손에 의지하며

 2017년 03월 13일 월요일 푸른하늘

 

 밤하늘 보다 껌껌한 곳이 있을까? 작은 빛 하나, 작은 별 하나 없는 곳이 있을까? 나는 어둠 속의 대화를 간다고 했을 때 이런 생각을 했다.

                                                 

 “어둠 속의 대화가 무엇인지 찾아오세요”

그 말을 듣고 궁금했다. 왜 이름은 어둠 속의 대화일까? 거기선 무엇을 할까? 무서울까? 같은 여러 궁금증이 생겼다. 그래서 찾아보았다. 그 어떤 곳에서도 자세한 설명이 나와있지는 않았고 조금 이야기가 다른 것도 있었다. 그렇지만 새로웠고, 좋은 경험이었다는 이야기만은 다르지 않았다. 그래서 더 기대가 되었다.

 

 금요일 드디어 우리는 어둠 속의 대화에 가게 되었다. 하지만 가는 길이 편하지만은 않았다. 바로 몇 시간 전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 소추안이 가결되었다. 곧 밖은 사람들로 북적일 것일 것이다. 또 우리가 가는 어둠 속의 대화는 헌법재판소와 가까운 위치였다. 그래서 우린 어떻게 갈 수 있을지를 정해야만 했다. 빠르면서 안전하게… 우리 학생들 끼리 어떻게 갈지 정했는데 시간이 모자라서 정하지 못했다. 그래서 선생님이 가는 곳으로 따라갔다. 목요일에 좀 피곤했었는지 덜컹거리는 버스 안에서 눈이 감겼다.

 

 일어나 보니 버스가 멈춰져 있었다. 나는 정류소여서 내리는 건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시내교통이 통제 되어서 이대 후문 버스 정류장에 버스가 못 간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우린 내려서 다시 가고 가고 갔다. 그래서 겨우 도착했다.

 

 나는 어둠에 들어가기 전엔 설레었다, 아니 그 짙은 어둠을 보기 전에 말이다. 시간대가 두 시간대가 있어서 나눠서 들어갔다. 나는 두 번째 팀이었다. 그리고 그 팀 중에서도 2팀으로 나누어서 들어갔다. 일단 산들바람님, 충경선생님, 우주님이 한 팀이었고 나는 금빛바다님, 학자쌤과 한 팀이었다. 그 어둠을 보고 나서 나는 설레었던 그 모든 것들이 사라지고 말았다. 그리고 설레었던 모든 것이 두려움으로 바뀌고 말았다. 그래서 난 선생님과 금빛바다님 사이에 껴서 가기로 했다.

 

 들어가기 전 플라스틱 막대를 하나 받았다. 이제 이 막대 하나에 의지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 믿어지지가 않았다. 그리고 어둠 속에 들어가서 로드마스터님을 기다렸다. 한 순간 정적이 이어졌는데 그 때 마치 내가 죽은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드는 순간이었다. 순간 오싹했다.

 

 우린 드디어 로드마스터님을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그 곳은 어둠 속이라 어떻게 생기셨는지 알지는 못했지만 말이다. 하지만 목소리만은 들을 수 있었다. 그 목소리가 나를 조금씩 안정시켰다.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 깊게 점점…. 얼마나 갔는지도 모른다. 처음엔 새소리가 나고 물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벽은 대나무였다. 눈으로 보이지 않았지만 느껴졌다. 재미있었던 것은 로드마스터님이 앞에 물이 있다고 신발과 양말을 벗어야 한다고 하셨을 때다. 그 때 우주님은 말을 듣자마자 신발과 양말을 벗어서 준비했다. 하지만 그 말은 장난이었다. 결국 우주님은 양말을 신지 못하고 신발만 겨우 신었다.

 

이 대나무 숲 외에도 배를 타는 선착장, 시장 같은 곳이 연출 되어있었다. 배에선 물이 튀겼으며 시장에는 냄새 좋은 모과와 보들거리는 곰 인형이 있었다. 시장에서 함께 손으로 더듬더듬 어떤 물건인지 맞추는 것도 재미있었던 경험이었다.

 

 

 우린 마지막으로 카페를 가게 되었다. 카페에는 직원께서 계셨다. 그 직원 분은 목소리가 밝으시고 기분 좋은 그런 목소리여서 편안한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음료를 각자 시켰는데 우리가 시킨 음료는 나오지 않았고 다른 음료가 랜덤으로 나왔다. 그래서 각자 음료를 들고 방으로 들어갔다. 그 방에 앉아서 우린 음료를 마시면서 어떤 음료일지 생각해내야 했다. 나의 음료는 먹자마자 응? 뭐지?이런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의 것도 나누면서 마셔봤다. 금빛바다님은 매실인 것 같았고 학자쌤 껀 레몬에이드인 것 같았다. 그리고 둘 다 맞았다. 나는 오미자와 석류 중에 고민하다가 결국 석류로 정했고 난 맞췄다!!!! 그리고 로드마스터님이 어떤 칭찬 같은 말을 해주셨는데 그게 왠지 모르게 따뜻하고 기분이 좋았다.

 

 로드마스터님이 어떻게 볼 수 있을까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우린 이야기를 했다. 그리고 로드마스터님은 말씀해주셨다. 시각장애인이라고… 그리고 모든 로드마스터님들은 시각장애인이라고도 알려주셨다. 그리고 침묵, 조용함이 흘렀다. 침묵은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는 그 누구도 알 수 없을 때 하는 방법이다. 나는 그 방법을 사용하고 말았다. 사실 유일한 방법일지도 모른다. 우린 겨우 100분을 함께하고 시각장애인분들의 불편함을 고작 100분동안 느꼈기 때문이다. 나는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 얼마나 힘든지 불편한지, 어려운지 말이다. 내가 로드마스터님, 고동혁 로드마스터님과 100분을 함께 할 수 있어서 감사하고 뜻 깊은 경험이었다.

어둠 속의 대화.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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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건 2017.03.29 16:20
    침묵에 대한 정의를 보니 글쓰는 작가님 같아요. 응원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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