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16 18:02

불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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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 있는 석굴암과 더불어 유명한 불교 유적인 불국사는 석굴암과 짝을 이뤄, 유네스코에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어 있습니다. 불국사 역시 훌륭한 건축물이지만, 사람들은 석굴암에서와 같은 감동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세계문화유산이라는데 그만한 볼거리가 없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불국사에 가면 앞에서 기념촬영하고 바로 안으로 들어갑니다. 그리고는 석가탑다보탑을 본 다음 법당 몇 개를 휙 돌아보고 그냥 나오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왜 이런 일이 생겼을까요? 이것은 불국사가 제대로 복원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만일 불국사가 원래대로 복원되었다면 지금보다 몇 배는 아름다운 사찰이 될 수 있었을 겁니다. 불국사는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우선 불교에서 가장 중요한 석가모니불아미타불, 그리고 법신불을 모신 세 영역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맨 뒤에 관음보살을 모신 영역이 있으니 다 합하면 네 영역이 됩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영역은 말할 것도 없이 석가모니불을 모신 영역인데 우선 우리의 주목을 끄는 것은 자연석으로 만든 기층의 기단입니다. 이 기단의 어떤 부분을 보면 사진에 있는 것처럼 ‘그렝이’ 공법으로 되어 있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서 사용된 그렝이 공법은 인공석을 자연석에 맞추어 깎아 딱 맞물려 놓은 것입니다. 이렇게 해놓으면 지진도 견딜 정도로 튼튼해진다고 하는데, 이 공법은 동북아시아에서 주로 우리나라 건축물에서만 보이는 한국적인 것입니다.

 

이 영역의 앞면에는 대단히 아름다운 계단인 청운교와 백운교가 있고 안에는 불국사의 트레이드 마크처럼 되어 있는 석가탑과 다보탑이 있습니다. 그런데 다리 모습을 띠고 있는 이 계단이 아주 아름답습니다. 불국사에는 왜 이렇게 아름다운 다리가 있는 것일까요? 불경에 따르면 부처님이 사는 나라로 가기 위해서는 물을 건너고 또 구름 위로 가야 하는데 이 다리는 바로 그것을 물질세계에 표현한 것입니다. 물을 건너려면 다리가 있어야 하고 또 구름 위로 가야 하니, 청운교(푸른 구름다리)와 백운교(흰 구름다리)라는 이름의 다리가 생긴 것입니다. 그래서 이 다리를 올라가면 자하문이 나오는데 이 문을 들어서면 붓다의 나라가 됩니다.

 

그런데 물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요? 여러분들은 불국사 앞에 연못이 있었다고 하면 믿으시겠습니까? 그러나 이것은 발굴로도 밝혀진 사실입니다. 청운교 앞쪽에 계란형으로 동서 39.5m x 남북 25.5m의 연못 자리가 발견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면 이 물은 어디서 왔을까요? 절의 기단을 보면 사진에 있는 것처럼 물이 떨어지는 홈통 같은 것이 있습니다. 여기서 물이 떨어지면 물보라가 생겨났다고 하는데 이 모습이 장관이었다고 합니다. 이 물이 물길을 따라 연못으로 들어가는 것입니다.

여기에 연못이 있었을 때 불국사는 얼마나 아름다운 절이었을까요? 연못에 비치는 절과 실제의 절이 중첩되어 보일 때 그 아름다움이 어땠겠냐는 겁니다. 그래서 아마 절을 보는 순간 사람들은 그 장엄한 아름다움에 말을 잊었을 겁니다. 종교 건축이란 원래 신자들의 신심을 끌어내기 위해 이렇게 꾸며야 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절의 앞면에 연못을 없애고 나무를 심어 놓아 그런 장엄한 광경이 다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이제 앞마당으로 들어가 불세출의 두 탑을 보지요. 사실 불국사는 이 탑이 압권입니다. 솔직히 말해 불국사에서는 이 두 탑과 국보로 되어 있는 불상 두 기 그리고 석등 정도만이 볼만 합니다. 다른 것들, 특히 건물들은 대웅전이나 자하문 등을 빼놓고 대부분이 1970년대에 지은 것들이라 우리의 주목을 끌지 못합니다. 게다가 기단은 신라 것인데 위에 있는 건물은 조선조의 양식을 따른 것이라 어색한 부분이 많습니다. 그래서 그리 아름답게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두 탑은 신라 양식 그대로라 아름답기 그지없습니다. 여러분들은 석가탑과 다보탑 중 어떤 게 더 만들기 힘들다고 생각하십니까? 아마 다보탑이라고 생각하실지 모르겠는데 사실은 석가탑이 훨씬 더 만들기 힘들답니다. 더 더할 것도, 더 뺄 것도 없는 완전한 형태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단순함의 극치입니다. 세상에 제일 어려운 게 사물을 단순하게 표현하는 것입니다. 석가탑은 이런 면에서 최상급에 속합니다. 아무 장식 없이 돌덩이 몇 개 가지고 비례로만 최고의 미를 표현한 것이지요. 그래서 이 석가탑은 한국형 석탑의 원형이 되어 그 후 대부분의 한국 탑은 석가탑을 모방하게 됩니다.

 

이에 비해 다보탑은 한국 석탑사에서 보기 드문 매우 화려한 탑인데 이것은 인도의 탑을 모방해서 만든 때문입니다. 이 탑도 최고의 수준이라 설명할 거리가 많지만 그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이 두 탑을 감상하는 포인트가 다른 곳에 있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일반적으로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사실인데 완전히 다른 생각으로 지은 두 조형물을 한 공간에 배치했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석가탑과 다보탑은 ‘단순과 복잡’∙’절제와 화려’∙’고전과 낭만’ 등과 같이배치되는 두 개념으로 만든 조형물입니다.

이렇게 상치되는 두 작품을 한 공간에 배치하는 것은 대단히 힘든 작업입니다. 이질적이라 서로 밀쳐내기 쉽습니다. 그런데 여기서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습니다. 이것은 대단한 디자인 감각입니다. 웬만한 실력 가지고는 할 수 없는 대담한 시도입니다. 석굴암을 만들 정도의 디자인 감각이 있어서 가능했을 겁니다. 불국사 이후로는 이러한 시도가 없는 것을 보면 이 디자인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두 탑을 세울 때 제일 무난한 디자인은 똑같이 생긴 탑을 양쪽에 세우는 겁니다. 그러면 튈 것도 없지만 디자인적으로도 별 특기할만한 게 없습니다. 유네스코에서도 이런 점을 감안했기에 불국사가 세계문화유산이 된 것일 겁니다.

 

이 두 탑 말고 신라 문화의 높은 품격을 느낄 수 있는 것이 또 있습니다. 사진에 나온 것처럼 건물 앞에 있는 계단의 옆면입니다. 2층으로 홈을 파놓았는데 그 곡선이 유려하기 짝이 없습니다. 화강암에 어떻게 저렇게 아름다운 선을 만들 수 있었는지 그저 놀랍기만 합니다. 이 부분은 잘 주목 받지 못하는데 여러분들은 다음에 불국사에 가면 꼭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불국사의 유물 가운데 신라대 것만 본다고 했는데 그래도 못 본 게 있습니다. 절 앞에 있는 당간 지주나 물을 담고 있는 석조 등이 그것인데 사실 이것들도 매우 훌륭한 유물입니다. 그러나 그냥 방치되어 있지요. 앞으로 불국사가 온전히 복원되어 신라 문화를 느낄 수 있는 날을 기다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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