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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3.13 금빛바다

어둠 속의 대화가 뭔지 궁금해서 찾아보니 어두운 곳에서 무언가를 한다고 한다. 내가 생각하기엔 암흑적응도 조금 되고, 그리 어둡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고 갔다.

그런데 적절한 타이밍으로 헌법재판소에서 박근혜 탄핵 심판 선고일을 3월 10일 11시로 잡으며 일정이 겹치게 되었다. 하필 어둠 속의 대화는 헌재가 있는 안국동에 있다. 또한 탄핵이 인용되었다, 당연히 거의 정치 이야기를 꺼내지 않았으며, 박사모로 추정되는 사람 두 명을 만났다! 다행히 직접 정면으로 만나 이상한 말을 듣는 것은 없었고, 태극기를 들고 가는 사람과 젊은 학생들(우리도 포함)을 지목하며 “저거 탄핵 축하하러 가는 것 아니냐”라고 하신 아줌마 밖에는 만나지 않았다. 다만 태극기 집회 소리와 어마어마하게 많은 경찰 형들은 봤다.

어둠 속의 대화는 정말 시각장애인 체험이라고 볼 수 있다. 정말 아무것도 안 보인다. 빛도 들어오지 않고 암흑적응마저도 안된다. 눈을 감은 것과 뜬 것이 똑같다. 처음엔 아주 약간 공포를 느꼈으나 로드마스터를 만나고 사라졌다. 목소리만 듣고 뭔가 로드마스터가 사촌형 느낌이었다. 안 보이다 보니 로드마스터가 더 친근하고 믿음직하게 다가온 것 같다.

들어가기 전에 소지품을 전부 보관하고 들어간다.

지팡이를 하나 받는데, 이 용도는 두드리면서 앞에 장애물을 확인하라는 용도였다. 시각장애인들도 지팡이 하나에 의존한다.

특이하게 6명씩 들어가고. 3명씩 팀을 나눈다. 나랑 푸른하늘, 학자쌤이 같은 팀이 걸렸고, 팀 이름은 금빛하늘이 되었다. 이유는 금빛바다 + 푸른하늘 그 외에도 노학자 팀 등의 의견이 나왔으나 금빛하늘이 만장일치로 결정되었다. 그런데, 앞에 먼저 간 팀 이름이 금빛바다란다!

일단 처음엔 강이 있었다. 다리를 건너는 일이 있었는데, 로드마스터가 신발을 벗으라고 농담을 쳤다. 근데 우주는 정말로 벗어서 양말을 못 신은 채로 진행했다.

그 외엔 여러가지 테마의 장소가 있었다. 대나무 숲, 시장 거리, 숲, 배가 있었다. 특히 배를 탔을 때에는 진짜 움직인 것 같았다. 아니, 진짜 움직인 것 일수도 있다. 가다가 폭포랍시고 물 세례를 받았는데, 내가 방패가 되어서 반대쪽에 사람들이 거의 물을 맞지 않았다.

시장에선 퀴즈를 했는데 촉감만으로 물건을 알아맞히는 퀴즈였다. 많이 맞추지는 못했다.

그 후에 Dark Cafe라는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사람들의 목소리에 맞게 음료수를 나눠 줬다. 근데 나는 초록매실이였는데, 내 목소리와 매실이 당최 뭐가 비슷한지…

뭔가 의미가 있는 듯 한데 역시나, 대부분의 관계자들(중간에 있었던 Dark Café의 직원(?) 전부,대부분의 로드마스터)이 시각장애인이다. 시각장애인 체험도 겸해서 하는 것이다. 근데도 로드마스터는 길을 아주 잘 알고 있다. 따라서 로드마스터는 시각을 제외하고 모든 감각을 총동원하여 길을 가는 것인 듯 하다. 이번 로드마스터님은 빛조차 인지되지 않는다고 한다.

시각장애인의 삶을 느낀 것 같다. 빛조차 인지되지 않는 시야와 극도로 민감해지는 다른 감각들, 이게 바로 시각장애인의 삶인 것 같다.

또, 장소가 뭔가 다 안보여서 실제로는 모르는데 머릿속에 상상이 다 된다. 소리와 냄새와 촉감으로,

상당히 재미있다. 가족끼리 가도 상관 없을 듯한 장소다. 또 어둡다고 전혀 무섭지 않다. 초반 잠깐 무서웠다가 그 뒤로는 바로 풀린다.

어둠공포증을 풀어줄 수도 있는 장소였다. 난 어둠공포증은 없다.

나중에 한번 더 오고 싶은 장소다.

다운로드.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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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큰나무 2017.03.16 13:23
    아주 좋은경험을 했네요~~많은 경험들을 통해 깨닫는 기쁨을 계속 누리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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