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재기

새싹들이 키재는 것을 참 좋아합니다.

교실 문 기둥에 자를 붙여두고

순서를 정해두고

키를 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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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필로 크기를 재어두고

몇 달 뒤 다시 재보면

또 눈금이 올라가고

또 눈금이 올라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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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담임보다 키가 작지만

이제 조금만 있으면 담임이랑 비슷해지고

조금 더 있으면 담임보다 더 클 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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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담임 키를 훌쩍 넘어서서

조만간 담임이 새싹들을 우러러(?) 보는

그런 날이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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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기준이

'선생님'이 어서

더 조심스럼고 섬세해지는 시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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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임 키를 넘어서서

담임 키 너머 더 넓은 세계를 보게 될 때

든든한 마음으로

넉넉한 마음으로

자신을 지키면서

남들을 보듬을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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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에서는

새싹들을

든든한 마음으로

넉넉한 마음으로

아이들을 보듬으려고

날마다 날마다 기도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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