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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새싹학교에는 3주간 교생실습 선생님이 왔었습니다. 

대학에서 교육학을 전공한 정소현 선생님에게 제가 요청한 것은 

새싹학교의 모든 일상을 '다른 사람' 바깥 사람의 시선으로 기록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우리에게는 익숙한 일상이 

교육학을 전공한 사람들에게는,

대안학교를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보이는지 정말 궁금했습니다. 

3주 동안 정소현 선생님이 해준 이야기는 그래서 참 고마왔습니다. 

 

3차례에 걸쳐 여기 올리는 글은 

정소현 선생님의  실습보고서 입니다. 

물론 사전에 허락을 맡았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고마움을 전합니다.)

 

.........................................................

2017년 3월 14일  

날씨 화창하고 시원 선선함. 

 

(내일새싹학교 7일차)

“Summerhill teaches children how to manage themselves,

to manage their minds, their bodies,

their relationships, their emotions…

We give them an owner’s manual—for life!”

“I’m sorry, but we just can’t measure that.”

 

서머힐은 아이들이 직접 자기자신을 관리하도록 가르칩니다.

자신의 마음, 자신의 몸, 자신의 관계, 자신의 감정들을 말이에요.

우리는 아이들에게 사용설명서를 줍니다, 삶을 위한 사용설명서요!”

죄송합니다만, 그런 건 도저히 측정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흔히 처음 대안학교 교육을 접했을 때,

다름에서 오는 자동적인 거부감을 ‘교육 효과’로 꼬집어 표현한다.

‘자유롭게 뛰놀고 그러는 건 다 좋은데… 뭘 앉아서 배우기나 해, 도대체?’라며.

 

위 대화는 영화 ‘서머힐’에서 나오는 한 장면으로,

서머힐 학교 교장선생님인 조이와 한 장학관이 나눈 내용이다.

여기서 우리는 교육 효과, 그리고 교육 효과를 측정하는 것에 대한 엄청난 집착을 또 한 번 엿볼 수 있다.

측정할 수 없다면, 측정하지 않는다면 과연 교육 효과는 없다고 판단해야 할까?

단순히 1일 방문증을 목에 걸고, 클립보드에 끼워진 체크리스트 하나로

배움이라는 인간의 뇌와 몸의 복잡한 변화 과정을 측정할 수나 있는 것인가?

(사실 측정해야 하는가- 라는 근본적인 물음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내일새싹학교에서는 충경선생님을 비롯한 모든 자람도우미들이

이 측정 불가능한 많은 배움들을 이끈다.

어제는 지성심 교장선생님께서 ‘한 주 열기’ 시간에

모든 학생들과 선생님들께 주제이며 과제를 하나 주셨는데,

바로 마음으로 한 주를 설계해보고, 자신의 행동을 마음으로 성찰해보는 것이었다.

 

우리가 함께 마음으로 명상하는 와중 당장 장학관이 닥치고 들어온다면,

손에 들린 클립보드의 체크리스트와 우리의 모습을 혼돈 속에 번갈아 쳐다볼 것이다.

교육 효과로 따지면 (그 놈의) ‘측정’이란 것을 할 수 없기에

우리의 행동이 시간 낭비뿐으로 보일 테니.

이 학교에서 강조하는 놀이와 체력도 마찬가지이다.

(“애들은 놀아야 돼, 3월 달에는 특히!”)

 

놀이와 체력이 학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여러 연구 결과를 구하라 하면 뭐 구할 수 있을 테지만,

(그 놈의) ‘측정’ 없이도

놀이와 체력이 가지는 중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아이들의 일과에 꼬박꼬박 끼워 넣는다.

 

측정 가능한 교육, 측정 가능한 교육 효과가 분명 일어나고 있음에도

배움은 일어나지 않는 모순, 그에 대한 답이 바로 여기 있지 않는가?

 

20170308_103219.jpg

 

 (사진은 새싹과정 교실 페인트 바르기 전 준비하는 모습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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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지성심 2017.04.17 10:48
    글을 읽다보니, 3주간 교생실습했던 정선생님이 생각나네요^^

    교육과정을 설계할때 의례껏 따라붙는게 "평가" 부분이지요.
    교육학에 자주 등장하는 용어입니다.

    마음의 자람을 중시하는 학교에서 그 수치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요?

    그래서 우리 학교에서는 스스로 평가, 더불어 평가를 해오고 있습니다.
    위에 덧붙여서 선생님들의 소견을 담아서 자람보고서를 작성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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