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저녁시간의 책상고치기

중요한데도 급하지 않다는 이유로 뒤로 계속 밀리는 일들이 있다. 그렇게 밀려난 것들이 하나둘씩 쌓여 그 위에 케케묵은 먼지가 얹히면 어느새 그 일 자체가 필요하다는 사실 자체를 잊어버리게 된다.

 

요즘 자람과정에서는 에너지가 넘치는지.. 물건이 여러개 부서지고 있다. 

놀다가 청소용 밀대가 부러지고,

새싹과정이 놀이동산 프로젝트로 집을 만들려고 갖다놓은 상자를 부시고..

(그 상자를 대체할 상자는 점심시간에 구해놓았다.!)

 

급기야는 책상이 부서졌다!

학교 규칙 상 물건은 부순 사람이 새로 사내야 한다. 부서진 상태를 보아하니 책상판만 갈면 되었다.

긴급 반 회의 끝에 원인을 제공한 학생들이 돈을 모아 내기로 했다.

 

그런데, 한 새싹이 학교에 남은 책상판이 있다는 것이다!

확인해보니 있었고, 그것을 쓰겠다고 하길래..

‘그것은 학교에서 다른 손상된 책상을 고치려고 사둔 것이니 곤란하다.’ 고 했다.

 

그러니 다른 새싹이

‘한 3년동안 있던데 왜 아직도 안 고쳤나요??’ 라며 문제제기를 했다.

 

그렇다ㅜㅜ

조금만 신경을 쓰면 되는 소소한 문제를 3년이나 묵혀 둔 것이다..

잠시 성찰을 한 후에 학생들이 다 가고, 처리해야 할 일을 좀 한 뒤에

책상판을 바로 갈아주었다.

 

학교에서는 자람도우미들의 사소한 행동 하나하나가

아이들한테 말 없는 메세지가 되는 듯하다.

 

어느 저녁에 교실에 남아 책상을 갈며.. 이런저런 생각들을 하였다.

그리고 새롭게 태어난 책상을 보니 무척 뿌듯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