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교육 단상
2015.04.05 10:39

봄을 닮은 아이들

조회 수 790 추천 수 0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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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만물이 생동하는 이다.

해마다 봄이 되면 모든 학교들은 새 학기를 시작하느라 많이 분주하다.

우리 학교도 예외는 아니다. 새로 편성된 학급의 아이들끼리 마음 맞추고, 학급의 규칙을 정하며 한 해의 학급살림을 시작하느라 몸도 마음도 분주해지는 시기이다.

 

겨우내 얼어있던 얼음이 풀리고, 움츠러들었던 어깨를 펴며, 주변에는 파릇파릇 새싹들이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는 !

만물이 약동하는 봄을 맞아 우리 새싹들은 작은 교실을 벗어나 자연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이동수업을 다녀왔다.

 

짧지 않은 1011일의 이동수업을 다녀온 뒤,

사진들을 갈무리하다 보니 틈틈이 찍은 400여장의 다채로운 사진들이 노트북 화면에 가득 채워진다.

학교를 출발해서 전철타기 위해 걸어가는 새싹들의 뒷모습을 찍었던 사진을 시작으로 이동수업을 마치고 무사히 학교로 돌아와 학부모님들께서 준비해주신 간식을 먹으며 이야기 나누는 모습까지.. 많은 사진들 속에는 무수한 사연을 안은 채 조용히 시간을 머금고 있었다.

 

 

20150324_104124.jpg


  

'마음의 봄 싹 틔우기' 를 주제로 프로젝트 수업을 진행해보니,

인생의 사계절 중 봄을 누리고 있는 우리 새싹들은 서서히 봄과 하나가 되고 있었다.

틀에 박히지 않고 자유롭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편안히 몸과 마음을 쉬고, 봄을 가까이에서 만나며 보고, 듣고, 만지며 온 몸으로 느끼고 있어서인지 초록빛 봄의 파릇파릇함이 새싹들의 얼굴에도 번져있다.

 

온 몸으로 느낀 봄을 맘껏 사진기에 담아보고, 졸졸졸 흐르는 개울물 소리를 녹음해보기도 하고, 냉이와 쑥을 캐서 국이나 튀김으로 봄을 맛보기도 하고, 눈에 보이는 봄을 그림으로 색칠해보기도 하고, 넓은 운동장에서 아침의 상쾌함을 온 몸으로 스트레칭 해보기도 하고, 동네를 산책하며 농촌의 고요한 아침을 맞이해보기도 하는 등.. 어느새 아이들은 봄과 자연, 농촌을 온 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봄이 되면 만물이 소생하듯이 우리 주변에서 자라고 있는 것도 찾아 보았다.

처음 시작은 새싹이 자라요, 나무가 자라요, 꽃이 자라요.. 그러다가 내 머리카락도 자라요, ,발톱이 자라요, 키가 자라요, 내 마음이 자라요, 내 마음 속에 용기가 자라요, 배려가 자라요.. 둘러보니 우리 주변에는 자라는 것이 참 많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 다음으로 내 마음에서 자라고 있는 것들 중에서 긍정적인 것, 부정적인 것들도 찾아보게 하니 내 마음에는 예쁜 꽃도 피지만, 잡초같이 예쁜 꽃이 피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들도 있구나!’ 하는 것도 알게 되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농부님들의 손길이 분주해지듯이 우리도 농부가 되어 내 마음 밭에 어떤 씨앗을 심고 가꿀지 씨앗도 심어 보았다.

농부님들이 씨앗을 심기 전에 하는 작업으로 밭 설거지가 있듯이 우리 새싹들도 직접 몸으로 밭 설거지 를 거들어보며 내 마음의 묵은 것들을 한 꺼풀 걷어내 보았다. 작업을 하다 보니 이마에 송글송글 땀방울은 맺혔지만 우리 새싹들의 얼굴에는 즐거움이 가득하였다. 작업을 마치고 난 뒤에 시원한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마음이 후련해요!” 라고 이구동성으로 말을 한다. 묵은 때를 벗어서인가? 참 후련하단다.

 

이제 마음 밭 에 씨앗을 심었으니, 학교로 돌아가면 매일 물주고, 햇빛 잘 들게 해주고, 거름도 주는 등 부지런함이 우리 새싹들을 기다리고 있다. 교실에서 이론적으로 배운 게 아니라 직접 몸으로 보고, 듣고, 경험해 보았으니 더 잘 실천할 수 있으리라 기대해본다.



20150328_140726.jpg


 

이번 봄학기 이동수업을 진행하며 나도 참 배우고 느낀 게 많았다.

짧지 않게 살아오면서 쉰 번 정도 되풀이해서 맞이해본 봄을 이제야 처음으로 제대로 만날 수 있었던 것 같다.

추운 날씨가 풀리면 봄이 왔구나, 얼른 옷 정리해야지’, ‘개나리가 피었네, 진달래가 피었네, 봄이구나’.. 봄을 만나볼 겨를도 없이 바쁜 삶의 굴레 속에서 나의 감성은 무뎌져왔던 것 같다. 그러다 가까운 주변에 벚꽃 놀이하러 다녀온 것으로 봄을 만끽했다고 위안 삼았다고 할까?

 

봄에는 생명이란 이름을 가진 모든 존재들이 생동감있게 자라듯이,

분주히 움직이는 건 농부님들만이 아니란 것을 이번 이동수업을 통해 새삼 느껴본다.

더군다나 무엇이든 해맑은 표정으로 열심히 참여하는 우리 새싹들을 통해 생명의 파릇파릇함을 본다. 봄을 만나게 된다.


역시 우리 새싹들은 봄을 참 많이 닮아있다. 봄 그 자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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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행복 2015.04.22 13:52
    어쩌면 교실속에서 책이나, TV로만 봄을 느꼈을 수도 있는데, 다행히 온전히 온몸으로 봄을 맞이하는 아이들을 보니, 참 좋습니다. 아이들이 마구마구 자라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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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arbit88@gmail.com 2015.05.28 12:48
    와우,,,봄 냄새가 흠씰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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