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높고, 말이 살찐다는 가을이다.
청명한 가을하늘 아래에서 푸욱 익어가는 농촌의 들녘을 바라보면,
온갖 곡식과 채소, 과일들이 제각각의 빛깔을 드러내느라 보는 이의 마음 마저 풍성하게 해준다.
접시 위에 가지런히 담긴 과일을 먹다보면,
이 과일이 접시 위에 담기기까지 농부님들의 분주한 손길과 얼마나 많은 정성이 들였을지..
가끔 그 노고에 감사한 마음이 들곤 한다.
적절히 햇빛을 쬐주고, 물을 대주고, 가지를 솎아주고, 병충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늘 대비를 하는 등..
생명의 성장과정에는 적절한 시기가 있다.
늘 보살핌 속에서 적절한 때를 놓치지 않았기에 풍성한 열매를 맺는 것이리라.
아이를 낳아서 기르고, 아이들과 함께 하는 교육의 현장에 있다보면 시기의 중요성에 대하여 많이 절감하게 된다.
늘 강조하는 내용이지만, 농사를 짓는 것과 아이를 기르고 교육하는 것과는 참 닮은 점이 많다고 본다.
아이들이 성장하는 시기에 적절히 격려해주고, 기다려주고, 교정이 필요한 시기가 있듯이..
의기소침한 아이에게 누군가가 건네는 말 한마디에 아이는 인생의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기도 하고,
실패하여 자신감이 떨어졌을 때에는 다시 박차고 일어날 수 있도록 기다려줘야 되고,
말버릇이 안좋아서 다른 아이들에게 상처를 주게 되었다면 언어습관을 고치도록 지도해줘야 될 것이다.
나의 학창시절을 돌아봐도
선생님의 말씀 한 마디, 선생님의 눈빛, 친구들의 말 한 마디 등에 기뻤다가 슬펐다가 했던 것 같다.
어른이 되어 자식을 낳아 기르고, 학교에서 아이들을 만나다 보니
공통적으로 모든 아이들은 부모와 교사로부터 인정과 사랑을 받고 싶어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런 것들이 충족이 안될때 문제행동으로 드러나게 된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무조건 잘못을 해도 인정해주는건 아니고, 때론 꾸짖음과 행동의 교정이 필요함도 알게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건,
아이들이 어떤 행동을 했을때 어떻게 도와주면 그 아이가 잘 성장할 수 있을지 적절한 시기와 방법이 있다는 것이다. 이를 아이의 성장에 꼭 필요한 '결정적 순간'이라고 한다.
내일교육은 아이들의 성장과 자람에 관심을 갖고 있기에 '결정적 순간'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나무가 잘 성장하기 위해 적절한 때에 가지치기, 비료주기가 필요하듯이..
이는 인간과 생명을 어떻게 바라보고,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느냐에 따라
아이들마다의 중요한 그 순간을 볼 줄 아는 눈을 차츰차츰 갖게 되는 것 같다.
그러러면, 아이들마다 섬세한 관찰을 통해 자람 정도, 특성, 다움, 가정환경 등이 고려되어야 된다.
내일교육에서의 자람도우미(교사) 역할과 부모교육은 그래서 매우 중요하다.
내일새싹학교와 내일학교의 모든 자람도우미들은
아이들의 자람을 더 잘 돕기 위해서 결정적인 순간을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인생이란 긴 시간을 볼 때 누구든지 그 시기에 필요한 양분이 다 다르고, 그 시기를 놓치면 되돌릴 수 없다는 경험을 했기에.. 우리 아이들이 평생 행복하고 잘 자라게 도와주고 싶다.
지금 이 순간, 우리 아이한테 필요한 건 무엇일까?
나의 어떤 태도와 양육방식이 내 아이의 '결정적 순간'에 득이 되고 실이 되는지 한번쯤 돌아보는 기회가 되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