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교육 단상
2020.08.07 08:43

모종을 옮겨심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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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jpg

 

쉼 주간을 맞아 봉화 내일학교 온실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봄에 파종하여 둔 씨앗들이 싹이 터서 본 잎이 자란 것들을

모종 포트에 하나씩 옮겨담는 작업을 하는 중이라

쉴 겸 흙을 좀 만지고 왔습니다.

 

어린 식물들, 초록 가득한 식물들,

온실 가득 피어 있는 다양한 꽃들을

보는 것 만으로도 힐링이 됩니다.

거기에 부드러운 흙까지 손으로 만지면

거친 마음이 다 사라지는 듯 조용해집니다.

 

이번에 잠시 한 일은 모종을 파종상에서 모종포트에 옮기는 일이었습니다.

외국에서 수입해온 것 들이라

씨앗을 한 알 한 알 칸칸이 넣어둔 것들이라

싹이 났는지 안 났는지를 한 눈에 볼 수 있었습니다.

 

모종1.jpg

 

어제 포트에 옮겨 심은 것들은 이름도 어려운

독일산 뭐라뭐라 하는 것이였는데

200구 짜리 칸에서 스무개도 싹이 나오지 않았습니다.

같은 조건에서 어느 것은 싹이 트고 어느 것은 흔적도 없는 것을 보니

환경 문제 만은 아닌 듯 합니다.

 

싹을 틔울 때는 상토를 넣어서 부드럽게 부드럽게

씨앗이 자라나올 수 있게 해주지만

잎이 나고 난 뒤에는

이 상토가 습하고 열을 품고 있어서 식물들이 자라기에는

그리 좋지 않다고 합니다.

 

보통 식물을 화원에서 모종을 사와 화분에 옮겨 심을 때는

잔뿌리를 다치면 큰 일 나는 줄 알고

살살 조심스레 모종 포트에서 거꾸로 들로 톡톡 빼서

화분에 그대로 심었습니다.

 

그런데 파종상자에서 모종포트에 옮겨 심을 때는

엉킨 잔뿌리들을 잘라주고 뿌리에 붙은 상토도 다 털어주는 것이

식물이 잘 자라는데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마치 어렸을 때는 한없는 포근함과 보호가

잘 자라는 안전한 환경이 되어주지만

조금씩 크면서는 적절한 자극과 스트레스가

아이를 강하게 키우는 것과 같은 듯합니다.

모종.jpg

 

부드러운 상토와는 달리

거친 알갱이가 눈에 보이는 모종포트에 담긴 흙은

거칠고 커보였습니다.

그 위에 여리고 여린 모종들을 옮겨 심는데

절로 잘 자라라 빌어주는 마음이 되었습니다.

 

씨앗에서 싹이 틀 때도

환경이 같아도 뭔가 다른 것이 있어서

싹이 난 것이 있고 그대로 사라져버린 것이 있듯이

이 모종들도

어떤 것은 잘 자라서 풍성해지고

어떤 것들은 그저 녹아 사라지겠지요.

어째 그런 건지는 잘 모르겠으나

어린 싹 하나하나에 같은 마음으로 담아주었습니다.

잘 자라라, 잘 자라서 네 원래 모습대로 풍성하게 빛나라...

 

비는 하루 종일 비닐 하우스 천장을

툭닥투닥 부드럽게 혹은 거칠게 두드리며 오시는데

모종을 옮겨 심으면서 이런저런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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