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경험이 참 중요해요

어린 시절에 부모님께서 세탁소를 하시느라 우리 가족은 ‘나들이’, ‘외식’을 모르고 살았습니다. 경제적으로 넉넉지 않다보니 뭘 배울 엄두도 내지 못했고, 그저 학교-집을 오가며 공부 밖에 모르는 모범생으로 자랐습니다. 공부 열심히 하면 성공하는 줄 알고 공부만 열심히 했습니다. 다행히 성적은 좋았습니다.

 

‘학교 우등생이 사회적 열등생’ 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 말뜻을 잘 이해하지 못한 채 성실하게 살아왔지요. 교직에 발을 들여놓으며 아이들도 열심히 가르쳤고, 대안학교에서 아이들의 성장과 자람을 도우며 보람있는 삶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열등생이라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지만 가끔 어린 시절에 풍부하지 못했던 경험은 내 자신을 단순하게 만드는 느낌이 듭니다.

 

그렇게 느끼게 된 것은 바로 최근에 춤과 노래를 배우면서입니다. 춤은 중요한 행사 때 깜짝 공연을 위해서 배운 것이고, 노래는 올해 들어서 자기 표현력을 높이기 위해서 배우는 것이지요. 아주 오래 전 중학교때 합창반에서 노래를 불렀던 경험을 살려서 노래를 잘 불러보고자 하는 작은 목표로 배우게 되었습니다.

 

노래를 배우면서 느끼는 것은 바로 ‘발성’입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노래 부를 때 목소리가 트이지 않았다, 말할 때도 목소리가 작다고 느꼈는데 그건 바로 발성이 잘 안되어서 그런 것을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다수인원이 한꺼번에 노래를 부르고 뭔가를 해오다보니 원 포인트 레슨을 받을 기회가 없었던 것이지요.

 

처음으로 원 포인트 레슨을 받아보니 그동안 살아왔던 세월이 아쉽게 다가왔습니다. ‘제대로 된 노래를 배웠다면 내 삶이 어땠을까?’ 어린 시절부터 학교에서 뭔가를 조금씩 맛보기는 했지만 항상 공부의 뒷전에 밀렸고, 그 단순한 작은 경험들이 오늘날의 나로 만들어졌다는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그래서 어린 시절부터 다양한 경험을 하도록 도와주는 것은 삶의 밑거름이 되는 것이라 매우 중요하지요. 장차 어떤 사람으로 자라서,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지 중요한 토대가 되기 때문입니다. 초로에 뒤늦게 배우기 시작한 노래는 내 삶을 돌아보게 되고, 앞으로의 삶을 어떻게 살아갈지 원동력이 되기도 합니다. 노래라고 하는 작은 경험이지만 어떻게 쓰일지 참 많은 기대가 됩니다.

 

작은 경험 하나, 하나가 쌓여서 세상을 넓게 바라보게 됩니다. 마음 안에 새로움 꿈을 심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