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교육 단상
2017.03.13 12:17

<나와라 학자!> 광장, 이제는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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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토요일(11일) 8학년 3명과 함께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나비행진에 참가했다.

몇 달 만에 찾은 광화문은 따뜻했고 새로운 느낌이었다.

여전히 사람은 많았고 저마다 다양한 모양새로 광장을 생기 있게 만들었다.

주말에 대체로 방 안에서 뒹굴 거리거나 잠을 잔 경우가 많았는데 자주 밖에 나왔으면 좋았겠다 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에 후쿠시마 원전 사고 6주기 행사인 나비행진에 참가한 것은 사실 대단한 목적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올해 8학년 프로젝트를 맡으면서 이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일까 고민이 많았다.

그러나 내가 생각한 부분과 아이들이 원하는 바를 하나로 모으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래서 일단 가볍게, 시작의 의미로 넌지시 던졌는데 다들 좋다고 해서 가게 된 것이다.

일단 시작한다는 의미에서는 괜찮았지만 교육적 목적과 의도 없이 그냥 가도 되는 것인가 하는 의문과 미안함이 남았다.

이런 점을 보면 참 생각 없이 즉흥적으로 판단하고 지르는구나 싶기도 하다.

 

탈핵나비를 만들고 여러 지역에서 참가한 사람들과 행진을 하면서 아이들은 해맑았다.

사람들과 같이 구호를 외치기도 하고 자기들끼리 떠들면서 장난을 치기도 했다.

너무나 자연스럽고 그 나이대의 에너지가 느껴져서 괜스레 기분이 좋아졌다.

그러면서 왜 아이들과 광장에 나오게 되었는지 생각해보게 되었다.

 

최근 2년 정도를 돌이켜보면 혼자라는 느낌을 받을 때가 많았다.

외로운 섬에 혼자 남겨져 내 이야기를 들어줄 친구가 없다고 느껴졌다.

그런 상황을 벗어나려고 참 무던히도 발버둥을 쳤던 것 같다.

술 한 잔에 속을 삭히기도 하고, 여행을 떠나기도 하고.

그러나 결국 혼자였다.

작년 촛불집회도 광장에 수많은 사람들 속에서 함께 행동하고 외쳤지만 혼자였다.

혼자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이유는 뭘까?

나 자신을 믿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도움의 손을 뻗지 못해서가 아닐까

그저 그렇게 막연하게만 생각이 든다.

 

그랬던 내가 아이들과 함께 많은 사람이 모인 광장에 있으면서

혼자라는 느낌이, 외롭다는 감정이 일지 않는다.

놀라운 일이다.

아이들이 나에게 어떤 기운을 전해줬을까?

그냥 나도 그이들과 떠들고 장난을 치면서 걷고 있을 뿐인데

알 수 없지만 그대로 그냥 좋다.

아마도 이 아이들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재밌게 할 수 있을 거라는 예감이 든다.

 

3월, 사람이 많이 모인 이 광장에서 다시 시작이라는 말을 읊조려본다.

이제는 혼자가 아니라 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재미있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게 해 준 아이들에게 감사하다.

참 고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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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jpg

 

평화.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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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충경 2017.03.14 01:42
    학자선생님, 주말에 같이 다녀오시느라 애쓰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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