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교육 단상
2023.09.16 08:04

텃밭이야기 1 ...텃밭의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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텃밭 이야기 1

 

 

-텃밭을 시작하게 된 것은...

신정농 텃밭을 시작한지는 10년이 되어간다. 유기농 중심의 농사를 짓는다는 소문, 하도 밭이 좋아서 한번 경작을 하기 시작한 사람들이 그만 두는 경우가 없어서 거기 들어가기가 어렵다는 소문 등 우리학교가 하는 텃밭에 대한 이야기는 아주 많다.

 

우리가 첫해 여성민우회의 어느 선생님의 도움으로 경작지를 구할 때도 남은 땅이 없어서 산 비탈 한쪽을 별도로 일구어서 밭을 만들어주었다. 그 해 첫 농사지은 배추와 무가 얼마나 맛있던지 무는 과일보다 달았고 배추는 생으로 먹어도 단 맛이 났다. 그래서 봉화 그 산골까지 우리가 수확한 배추를 가지고 가서 먹어보라고 할 정도였다.

 

새싹학교 텃밭 활동의 역사 ...개화동 에서

photo_2023-09-04_08-16-13.jpg

(신정동 텃밭은 지양산 자락이라 텃밭에 가려면 산을 올라가야 한다. 배추 무 모종을 들고 가는 새싹들)

photo_2023-09-04_08-16-58.jpg

( 가을 농사를 위해 풀을 싹 다 뽑아 맨땅이 된 모습. 8월말 상황)

 

도시에서 그것도 새싹들과 텃밭을 한다는 것은 아주 큰 마음을 먹지 않고는 힘든 일이다.

학교에 빈땅이 있다면 새싹들과 빈 시간(?)에 언제든지 나와서

흙도 만지고 벌레도 보며 ‘자연’을 몸으로 익히게 되니

교사가 조금 더 부지런하면 못 할 바도 아니라고 여겨진다.

 

그런데 , 학교에 땅도 없이 멀리 버스를 타고 나가서

텃밭을 한다는 것은 그렇게 쉽지가 않다.

도시 학생들은 흙을 만질 일이 없어서

흙=더러운 것으로 생각하기 십상이고

벌레는 ‘공포’의 대상이다.

 

우리 모두 흙을 딛고 살고 있는데 흙을 더럽다고 하면 뭔가 이상하다.

벌레가 있어야 땅이 살아있다는 것인데

벌레를 그렇게 무서워하며 힘들어한다면 그것도 건강하지는 않은 듯하다.

 

그래서 농사를 지으며 흙을 직접 만지고

벌레며 지렁이들이 아주 자연스러운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그래서 우리도 그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자연스레 익히게 되길 바랐던 것이다.

실제로도 새싹들이 텃밭에 가면 주로 하는 것이 땅파고 벌레잡고 뛰어다니며 노는 일이다.

 

새싹학교 텃밭은 행주대교 넘어가는 빈 땅을 무료로 분양하는 것에 참가하면서 시작되었다.

등촌동 동네 유지인 한 분이 자신의 빈 땅을

동네 사람들에게 무상으로 공개하여 주말 농장, 텃밭으로 사용하게 했는데

운좋게 그 한 구석을 분양받아 농사를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그 곳이 끝나고 개화역 뒤쪽 개인이 하는 주말텃밭을 분양 받은 것이 두 번째 텃밭이다.

 

두 번째 개화동 텃밭은 특이하게 일년내내 풀이 하나도 나지 않았다.

첫 번째 텃밭에서는 일주일만 안가도 풀밭이 되기 일쑤여서

주변의 할배들에게 갈 때 마다 ‘잔소리’를 들어야 했다.

‘농사를 그렇게 지으면 안되여~’는 기본이고

‘아, 그 땅에 풀씨가 이짝으로 넘어와서 우리 밭도 풀이 자꾸 나는데 어쩔거여?’등등.

 

그런데 이 두 번째 밭은 한 여름 쉼 주간이 지나고 가도 멀쩡멀쩡,

풀 한포기 없이 깨끗하였다.

처음에는 좋았다. 풀 뽑을 일이 없으니 가서 모종 몇 개 심고

그 다음에는 물만 주고 빈들거리며 주변 풍경을 돌아보며 놀다가 오면 되었다.

 

그러다가 어느날 문득 깨달았다.

이건 정상이 아니야, 이 땅은 무언가 이상해...

짐작컨대 주말농장을 운영하는 그 땅 주인이 영악하게

도시사람들이 힘든 것은 싫고 농사짓는 폼만 잡고 싶어한다는 것 간파하고는

땅을 분양하는 이른 봄에

미리미리 제초제를 가득 넣어둔 것이 분명할 것이다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살아있는 땅이 아닌 듯 하여서 이 텃밭은 오래지 않아 그만 두었다.

 

거기에다 김포 공항 주변의 밭은 항공방제를 하기 때문에

첫 번째 텃밭에서도 안내문자가 종종 오곤 하였다.

‘0월0일 0시 항공방제가 있으니 농작물 수확에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김포 평야의 너른 땅은 하늘에서 농약이 정기적으로 뿌려지고 있으니

그날 이후 며칠이 지나서야 농산물은 따세요 하는 안내이다.

항공방제가 기본인데다 풀도 안나는 땅, 지금 생각해도 괴기스러운 느낌이다.

 

아무튼 그래서 두 번째 텃밭까지 5년 정도 시간에 걸려 정리를 한 듯 하다.

 

(지금도 개화동 뒤쪽에 항공방제를 하는지,

그 개인이 운영하는 주말텃밭이 있는지는 모른다.

다만 그 쪽에 서울시 치유농업센터-힐링체험농원이 있어 학생들 벼베기 체험등을 하고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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