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지구가 집에 가고 싶다고 합니다.
돌아가는 길에 자기를 데리고 가랍니다.
얘가 왜 혼자 나약한 소리를 하지 속으로 나무랬습니다.
이제 봉화가고 양양가면 실컷 놀텐데 왜?
지금까지 생활이 너무 힘들다고 합니다.
말 같지 않은 소리 라는 눈빛을 아이에게 들킨 것 같습니다.
그런데 많은 아이들이 3주만에 만난 부모님과 집에 가고 싶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눈물을 보이는 아이도 있음을 알았습니다.
저는 이 아이들이 보이스카웃, 걸스카웃 야영 체험을 하고 있는게 아니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모닥불 옆에서 바베큐를 담아 대며 포크댄스를 추는게 아님을 비로소 알았습니다.
이 아이들은 자람을 하고 있구나.
질서와 조화를 만들고 역할과 책임을 나누고 인내와 헌신을 배우고 있었구나.
어떤 아이는 배낭속에 서툴게 빨아 놓은 옷가지를 엄마한테 들키고 부끄러워 합니다.
아직 응석을 부리고 엄마 아빠 수발이 전혀 이상하지 않을 아이들
좁고 불편한 텐트에서 기상하고 다른 이들을 위해 공양 하고 잘 움켜 쥐지 못하는 공구를 들고
하루에도 몇번씩 문제 해결을 하고 서로를 위한 약속을 정하고 그러면서 자기 정원을 만들었던 아이들...
어른이라 한들 쉽게 버텨낼 수 있었을까...
때로는 다른 사람이 미워지고 고단함에 화가 나고 속마음과 갈등도 많이 했을 아이들
그렇지만 나를 인정하고 성찰하고 미래에 나를 마주하기 위한 정원을 만들었던 아이들
저는 이 아이들이 한 없이 자랑스럽습니다.
자람이 여물어 지는 모습이 감격스럽습니다.
깨닫지 못하고 자람하지 못한 저는 아이의 말을 투정으로 듣고 힐난한 저는 지금 많은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선생님께 아이 얘기를 살짝 할까 싶었지만 그대로 두기로 했습니다.
아이의 마음과 선택을 그대로 보기로 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떠나는 엄마 아빠한테 환하게 인사를 합니다. 내일 봉화로 떠날 채비를 분주히 합니다.
저는 이 아이들을 진심으로 바라보고 힘이 닿는 만큼 안아 주는 것외에는 다른 방법을 모르겠습니다.
우리 자람반 새싹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