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색 옷을 즐겨입는 우주~
우리 학교에는 5학년 우주라는 남학생이 있습니다.
마음이 우주만큼 넓어서 이르름도 '우주' 라고 지었나봅니다.
어제는 태풍의 간접적인 영향 때문인지 날씨가 참 후덥지근하였습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더군요..
점심시간에 우주가 빈그릇을 들고, 설거지하러 내려가는 도중에 마주쳤습니다.
"점심식사 벌써 다 했어요?"
"네~ 다 먹었어요. 오늘 점심은 밥만 많이 먹은 것 같아요"
"왜? 반찬이 부족했니?"
"아니요, 고기를 궈먹는데 너무 늦게 되서요"
"그럼 기다렸다가 더 먹지?"
"괜찮아요~"
대화를 주고받으면서 나는 우주와의 대화 내용보다는 그 아이의 얼굴표정에 눈길이 많이 갔습니다.
비록 고기는 조금 먹었지만, 뭐가 그리도 만족스러운지 얼굴 표정은 연실 '만족함'이 묻어 있었습니다.
"괜찮아요~" 말 속에는 "친구들이 많이 먹어서 괜찮아요~"가 줄여진 느낌이랄까?
그 아이와 짧은 대화를 주고받으며,
넉넉함이라는 것에 대하여 오늘은 한 수 배웠습니다.
내가 오늘 만난 한 아이는 이르름이 '우주'인 것이 참 잘어울린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작년보다 올해, 학기초보다는 지금..
나날이 성장하고 있는 우주.. 내년엔 어떤 모습일지 상상만해도 흐믓해집니다.
그만큼 아이들에 대한 애정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