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역시 자유가 좋다. 언제나 마음껏 자유롭고 싶다. 그런데 늘 자유가 목말랐다.
왜 그랬을까?...
5년 전 가을, 사이코드라마 워크숍에 참여하면서 작은 계기로 내 인생에 있어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다.
첫 시간, 사이코드라마 담당교수와 눈인사만 건네고 낯선 표정을 감추려는데 그 중 나에게 “ 한 번도 미쳐본적이 없구만! 그래서 결혼을 못한 거야!" 라고 대뜸 말을 건넨다. 많은 시선이 내 얼굴에 닿는 것이 느껴졌다. 지극히 당황스런 충고였는데 워크숍을 하는 내내 뭔지 모르게 가슴이 두근 거렸다.
미쳐본 적이 없는 것을 어떻게 아셨지.. 그런데 정말 나는 여직까지 무슨 이유로 미쳐지지가 않았다. 오랜 삶의 수수께끼였다. 워크숍을 마치고 돌아가던 길, 내게 수없이 많은 질문을 쏟아냈다. 어떻게 하면 미쳐지는 걸까?...
그 때 처음으로 내게 안된다고 했던 것들, 내가 굳게 믿고 지키고 있던 신념들을 뒤집어 보자고 결심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내 안에 오래도록 간직한 우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그 곳에 내가 살고 있었다. 굉장히 작고 협소한 우물 안에는 나를 꽁꽁 묶고 싸맨 끈들도 보였다. 맙소사.. 그 우물의 존재를 알고나서 한 달은 자신에게 무척이나 화가 나 턱턱 황소숨을 몰아쉬며 산거 같다. 인생의 반년을 내게 속고 살아온 기분은 표현이 안되는 기가 막힐 일이었다.
그동안 스스로를 얼마나 침해하고 잠식시키며 살아왔을까. 그 때 깨달았다. 내가 그토록 목말라 했던 자유는 스스로 묶어 놓은 억압 때문이라는 것을. 내게 안된다고 했던 것들은 무슨 근거에서 안된다고 한 것인지, 나는 나를 진심으로 긍정하고 있었나, 자신을 정성스럽게 존중해 가고 있는걸까? 나는 정말 자신을 좋아하나? 내게 늘 진솔한가?!
내일학교를 만들어 가면서 요즘 다시 인권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사람이 사는 곳은 관계가 있기 마련이고 그 관계가 문화가 되기도 한다. 누구나 한 번쯤 꿈꿔 봤을 행복한 학교, 행복한 마을을 하나씩 준비해 가고 있다. 그 행복의 기초는 좀 더 근원적이고 탄탄한 인권을 바탕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여기고 있다. 결국 인권 감수성의 출발은 외부가 아닌 자신의 내면에서 먼저 성장해야 할 것이다. 내가 아니면 만들 수 없는 권리, 오늘 여러분의 인권은 안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