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47세 남자 분이 짜증과 화를 몹시 낸 이후에 가벼운 중풍으로 입이 돌아가고 말이 어둔해지는 증상으로 한의원을 오셨는데 처음이 아니라 재발이 된 것입니다.
들어와 앉으시면서 ‘왜 이렇게 병이 되었는지 모르겠다’고 한탄조의 말씀을 합니다.
환자가 호소하는 삶의 이야기를 조곤 조곤 들어보니 일상에서 늘 마음과 함께 자기를 관찰하고 살펴 무엇이 부족하며 무엇을 고쳐야할지를 되돌아보고 개선해 갔어야 하는데 그리 하지 못하여서 발병이 된 것입니다.
이 분은 어렸을 때 너무 어렵게 자라서 회사에 들어간 다음 악착같이 돈을 벌려고 아침 일찍부터 밤늦게까지 몸을 돌보지 못하고 일을 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성격이 급하여 운전시 누가 자기 앞으로 들어오기만 하여도 다시 추월을 하여 욕을 해대야 기분이 풀어진다고 합니다. 이러한 인간의 이기적이고 투쟁적이고 공격적인 의식이 병을 일으킴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병은 무엇을 돕기 위해 생기는 것일까요?
병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무엇을 가르쳐주고 싶은 것일까요?
기존의 서양의학은 데카르트와 뉴우튼의 기계론적이고 환원론적인 사고에 의한 개념으로 인간을 분석적으로 쪼개어 들어가 해부학이 발전하여 이루어 졌습니다.
생명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몸은 세포들로 이루어진 기계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다가 프로이드라는 정신의학자에 와서야 정신분석에 의해서 몸만이 아닌 마음이라는 정신이라는 부분을 다루고 있는 것입니다.
아직까지 서양의학은 생명의 구조에서 눈에 보이는 몸의 물질대사 구조의 병적인 현상만을 질병으로 인식하고 있는 것입니다.
따라서 기존의 현대의학에서 질병을 보는 오류는 생명의 구조를 잘 이해하지 못한데서 기인하는 것입니다. 생명현상의 일부만을 정상이냐 아니냐로 판별하려는데 있으며 이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생명이란 부분으로 쪼개어 보아서는 절대로 알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생명은 전체로서 물질대사조직과 기대사조직과 영대사조직이 전일적이며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살아있는 생체 시스템적으로 보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생명에서 일어나는 물질적인 현상, 기적(氣的)인 현상, 마음의 현상, 영적인 현상을 종합적으로 관찰하는 의학이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생명을 종합적으로 관찰하고 기존의 서양의학이 보지
못하였던 기운이나 마음이나 영적인 문제까지를 다루며 연구하여야 질병을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위의 환자와 같이 노여움이 원인이 되어 발병이 되었지만 실제로는 삶의 과정에서 누적되어 왔던 것이 드러난 것에 불과할 뿐입니다. 이렇게 된 것은 평소 자신의 병의 원인을 제대로 알지 못하였고 섭생을 하지 못하였던 것입니다.
흔히들 인생사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고 합니다. 질병 역시 8~90% 마음이 일으킨다고 하여도 과언이 아닙니다.
자기 안의 주인공인 진정자아(참나)가 여러 번에 걸쳐 몸에 부담을 주어 바르게 수정해 가라고 하여 주의를 주었는데 이를 무시하고 생활을 하니 병이 되어서까지 경고를 하는 것입니다.
이렇듯 병은 인간에 있어서 크나큰 스승인 것입니다. 그리고 대부분 병의 뿌리는 자신의 그릇된 부적절한 삶에 의해서 드러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잘못된 삶을 바르게 하는 것으로부터 치료는 시작되며 잘못된 삶을 고쳐서 바르게 되었을 때가 병의 치료를 완료하는 때가 되는 것입니다.
신통한의원장
한의학박사 이봉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