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학교는 올 한 해, 새해엶과 마디맺음 기획서 쓰기(2개월), 제주도 마음빛 갤러리 만들기(1개월), 한울손바닥정원만들기(1개월), 자연과 카약수업, 기숙사짓기 수업(2개월), 주제중심수업 등을 진행하였다. 이렇게 보면 내일학교 학생들은 교실에 앉아 있는 것보다 밖에서 보낸 시간이 더 많으며, 혹자가 보기에 공부는 한 것인가 하는 의문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다.
제주 마음빛갤러리는 사진말 전문갤러리이다. 갤러리 만들기 수업을 하면서 사진은 각 사람의 의중이 투영된 것이므로 그것을 통해 자신의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사진을 통해 자신의 마음을 표현하는 법을 훈련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물론 목공능력 향상은 기본이다.
손바닥정원을 통해서는 식물에 대한 이해, 농사짓기, 목공능력, 경제적 사고, 디자인능력, 기획력, 창의력 등이 길러지는 것뿐아니라, 3차원적 입체적 사고를 너머 시간변수를 넣어 4차원적으로 사고하는 방식, 오감을 넘어 마음을 함께 표현하는 능력의 함양 등을 배웠다.
자연과 카약수업은 내일학교 학생들이 주도적으로 수업을 진행하였기에, 수업진행에서 각자가 역할을 나누어 임무수행하기(물과 식자재 등 챙기기, 배나르기, 각종 카약수업에 필요한 물건 챙기기 등), 물과 산과 친해지기, 물에서 배우는 철학 등의 수업을 하였다.
기숙사 짓기 수업을 통해서는 역시 각각의 역할을 나누어 임무수행하는 능력(병참, 흙부대만들기, 흙벽쌓기, 지붕틀 만들기, 빈병으로 스테인글라스만들기 등)을 키웠다.
이 모든 수업을 통해서 학생들이 배웠던 가장 중요한 것은 나에 대한 이해력 증진, 문제해결력 향상, 역할분담과 협업력 향상, 각각의 프로젝트를 시나 에세이 등 예술로 승화시키기, 더 나아가 궁극적인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능력을 키우기 등이다.
예를 들어 집짓기수업에서는 '공이가 된 나무'라는 에세이, 흙을 손에 쥐고 세계로 웃음의 마음을 보내는 그림 등 다양한 예술 작품들이 생산되었다. 집을 짓는데 사용하는 흙은 우주 150억년 진화의 산물이다. 우주의 진화는 끝이 있을까? 인간은 우주진화의 결정체이다. 인간에서 진화는 끝이 나는가? 더 진화된 존재가 나타날수도 있는가?라는 철학적 질문들을 쏟아내었다. 그래서 학생들은 집짓기를 끝내고, ‘우리는 이제 우주를 궁금해하기 시작했다’는 제하에 전시회를 하였다.
이 모든 질문은 다시 나는 누구인가? 나와 너는 어떤 관계에 있는가? 나는 자연과 어떤 관계에 있는가? 나는 너가 될 수 있는가, 나는 자연과 하나가 될 수 있는가? 그리고 궁극적으로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등의 질문으로 연결된다.
내일학교에서는 어떤 수업을 하더라도 자신의 잠재능력을 이해하고, 사고를 깊게하고, 인생의 방향을 모색할 수 있도록 돕는다. 어찌보면 답을 할 수없을 것 같은 이런 물음을 던지고, 이 질문들을 중심으로 지식을 통섭해내도록 해보는 것이 진로를 정하고, 대학교 수업을 하는데 도움이 되는가?
요즈음 교육학계에서는 핵심역량에 초점을 맞추어 논의를 많이 하고 있다. 핵심역량이란 여러 영역에 걸쳐 필요하거나 혹은 여러 영역에 걸쳐 전이가 가능한 역량을 가리킨다. OECD에서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핵심역량으로 사회적 이질집단과 상호작용하는 능력, 자율적인 행동능력, 여러도구를 상호작용적으로 활용하는 능력 등 세가지를 제시하였다. 한국교육개발원에서도 의사소통능력, 문제해결능력,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핵심역량으로 제시하였다.
내일학교에서는 핵심역량을 키우는데 관심이 있다. OECD나 교육개발원에서 말하는 핵심역량을 내일학교는 충분히 키우고 있다. 내일학교는 이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다. 내가 인생을 살아야 할 이유, 나에게 가치로운 것, 우리가 인생을 살아야 할 이유, 우리가 함께 추구해야 할 가치로운 것 등을 질문하게 하고, 추구의 결과를 함께 실천하도록 돕는다.
내일학교를 1회 졸업하고 미국에서 공부하고 있는 학생과 전인고를 1회 졸업하고 프랑스 낭트예술대학을 졸업한 학생이 내일학생들 앞에서 자신들이 살아온 과정을 발표하고 학생들과 함께 진로에 대해 문답하는 시간을 가졌다. 많은 질문들이 오고갔지만 그 중 내일학교의 공부방식으로 대학에 진학할 수 있는가, 대학수업을 잘 따라갈 수 있는가도 있었다.
내일학생들은 내일학교에서 영어를 가르치지 않았는데 영어 등 외국어를 잘 따라 갈 수 있었느냐, 수학이나 과학 등의 공부를 하는데 어렵지 않았느냐 등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것이 되어야 대학을 들어갈 수 있고, 대학 들어가서도 공부를 따라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두 학생은 하나같이 한국에서 12년간 영어공부하거나 몇 년간 불어공부하는 것보다 현지에서 1년공부하는 것이 더 유익했으며, 집중만 하면 높은 수준에 도달한다고 이야기를 하였다. 내일학교에서 국, 영, 수학, 사회, 과학 등의 교과목의 지식을 가르치기보다는 오히려 핵심역량에 초점을 맞춘 공부가 오히려 대학공부를 하는데 더 도움이 되었다고 말하였다.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 사고능력 함양, 공부하는 이유를 명확히 하고 지식을 통합하고 융합하는 능력을 키워 놓으니, 새로운 관점에서 글을 쓸 수 있게 되고, 그로 인해 칭찬도 받고, 점수도 높다고 이야기를 하였다. 당연히 명문대학을 진학하는 것은 덤이었다.
핵심역량키우기, 자신을 계발하게 하여, 자신을 행복하게 할 뿐아니라, 부수적으로 대학진학도 잘하게 한다. 나에 대한 이해, 나의 능력계발과 무관한 공부를 할 것인가, 나에 대한 이해, 나의 실질적 능력을 키우는 공부를 할 것인가? 나를 죽이는 공부를 할 것인가? 나를 살리는 공부를 할 것인가?
미래사회는 당신의 이야기를 듣기를 원한다. 당신의 이야기가 반영된 작품들을 보고 듣고 구매하기를 원한다.
현재 자녀를 가진 학부모는, 학생은 스스로가 어떤 교육을 선택하여야 할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