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댁 마님들을 위하여>
2015. 5. 6. 수
산호수
내가 오늘 우리 꼬꼬들 때문에 얼마나 힘 썼는지 모른다.
닭의 행복, 나의 행복 이라는 팀의 목적 덕에 눈도 잘 안 떠지는 오늘 새벽, 난 내 기분부터 좋으려 많이 애썼다.
이리저리 갈라지는 목소리, 기분 좋게 높이며 안녕~인사를 걸고, 발을 밟으면 미안하다고 진심으로 사과하고, 알을 가져갈 때면 고맙다고, 애썼다고 얘기하면 가져갔다.아침에 일어날 때는 너무 졸려서 입이 대빵 튀어나오고,눈은 돌이라도 얹은 듯 했지만 닭을 위해,또 나를 위해 마음을 밝게 만들었다. 그런 내 마음이 닭들에게 닿았을지 모르겠지만, 확실한 건 내 마음은 밝고 활기차게 되었다.
닭을 위하는 행위를 해봤다! 닭의 만족과 행복을 위한. 소심하고, 사소하고 작지만 닭의 입장을 생각했다. 산란상자 긁을 때 아주 살살 긁었다. 산란상자는 원래 시원시원하고 촥 촥 긁는 게 매력인데, 전부터 시끄러운 소리가나자 상자 안에서 암탉마님들이 심기 불편하신 목소리를 냈었기에, 오늘은 조심조심 긁어봤다. 닭을 위하는 내 마음이 그들에게 닿았을까?
계사를 유심히 살폈다. (안경이 없어서 잘 안보였지만)자림쌤께서 우리는 닭들의 대변인이라고 하셨기에 대체 닭들이 뭘 요구하는지 잘 보려고 했다. 근데 잘 안보였다. 아는 게 없어서, 보이는 것도 별로 없었다
머리가 터져라 고민 끝에 결국 나온 것은, ‘우리 꼬꼬들.. 밥그릇이 좀 더 깨끗해지길 바라지 않을까..?’ 였다. 아무리 뒤집어도 찰싹 달라붙어 떨어질 생각을 않는 먼지들. 밥이랑 먼지랑 같이 맛있게 먹는 것에 불만을 가지고 계시진 않은지. 정말 어려웠다! 닭들이 원하는 게 뭘까?
오늘 내가 한 계사 운력은 지금까지와는 조금 달랐다. 팀 모임 이후로, 팀의 목적과 방향성이 좀 더 확실해지고, 운력에 임하는 내 자신도 약간 변하지 않았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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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함
산호수
많이 좁지는 않니?
먼지가 많은 것 같구나
답답하지는 않니?
우리가 뭘 어떻게 하면 좋을까?
조그만 생명체를 위하는 마음
너희들의 행복을 위하는 마음
널리 널리 퍼져 모두가 행복해 지기를!
누군가를 위하는 마음... 산호수님의 글을 읽으면서 많이 배우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