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JSU 편입] 캘리포니아의 대학교들?!

(평화롭이 지내고 있던 토요일 밤, 대학교로부터 이런 서류를 받게 되었다)

  새해가 시작되고 얼마 되지 않아 내가 지원했던 대학교 San Jose State University (SJSU)에서 집에 합격 통보를 받았다. 카운슬러를 만나고 난 다음 날에 이런 서류가 도착하여 많이 놀랐고, 그래서 정말로 편입을 한 게 맞는가 의심을 하기도 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12월 중순에 이미 이메일로 합격 통보 메일이 날아온 것을 발견하였다. 어째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그 당시에 "Admitted" 되었다는 게 합격을 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원서가 성공적으로 접수되었다는 뜻인 줄 알고 이후 1달 동안 편입 관련하여 카운슬러를 찾아가는 등의 수고를 했던 것을 생각하면 조금 억울하기도 했다. 그렇지만 결과적으로 좋은 소식을 받았기 때문에 굉장히 기분이 좋았다. SJSU는 한국에서 유명한 학교는 아니지만, 이 곳 캘리포니아, 특히 실리콘 밸리 지역에서는 중심가에 위치하기 때문에 엔지니어링을 전공하는 학생들에게는 굉장히 좋은 학교이다. 하지만 캘리포니아로 유학을 오는 학생들을 보면 UC 계열의 학교, 그 중에서도 버클리나 LA 등의 학교로 가고 싶어한다. 뭐가 무슨 학교인지 모르겠는 사람들이 조금씩 생겨나고 있는 것 같으므로 설명을 시작하도록 하자.

(캘리포니아에는 기본적으로 2가지 종류의 공립학교 시스템이 있다)

  캘리포니아에는 대학이 무척 많은데, 사립대학교를 제외하고 공립학교만 뽑아 놓는다면 크게 2가지로 나뉘어질 수 있다. 하나는 University of California, 그리고 California State University. 줄여서 전자는 UC, 후자는 CSU라고 부른다. UC에는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많은 명문대가 있는데 그 중에는 대표적으로 버클리, LA, 샌디에이고 등을 꼽을 수 있다. UC는 위치하고 있는 지역이 다를 뿐, 같은 시스템 안에 있기 때문에 각각의 이름을 부를 때에는 대학을 뜻하는 UC와 그 뒤에 명칭을 붙인다. 그래서 UC 버클리, UCLA 등으로 불리며 그리고 한성님이 다니고 있는 UC 산타크루즈 역시 UC 안에 있는 대학교이다. 반대로 CSU 대학들은 지역명이 앞에 먼저 오고 뒤에 SU(State University)라는 약자를 붙여서 SJSU 라는 식으로 부른다. 그런데 어째서 캘리포니아는 대학을 2가지로 나누어 놓은 것일까? 하나로 뭉쳐도 별 상관이 없을 것 같은데 말이다. 그 이유는 바로 2가지 대학이 지향하는 교육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이다. UC는 연구중심 대학교로 대학원이 잘 되어 있는 반면에, CSU는 강의중심 대학교로 학사 과정에 집중을 하고 있다.

(UC와 CSU는 서로 다른 계열의 학교일 뿐이지, 어느 것이 좋다고 판단할 수는 없다)

  대학에 랭킹을 매기면 항상 버클리나 LA가 10위 안에 들어 있고 CSU 계열의 학교에 비해서 규모가 크고 학생 수가 많기 때문에 흔히 "UC는 좋은 학교고 CSU는 안 좋은 학교"라고 생각하고 또 많은 유학생들이 UC 계열의 학교로 진학하고 싶어하는데 자세히 들여다 보면 단순히 상하관계로 나눌 수 있는 것이 아니다. UC는 연구중심 대학교이기 때문에 그 안에 연구를 위한 기반시설이 잘 되어 있다. 그러나 그 곳은 학부생들보다는 대학원생들과 교수님들이 연구를 진행하기 위한 시설들이다. 교수님들은 연구에 많은 시간을 쓰다 보니 정작 강의를 진행하는 사람들은 석, 박사 과정을 진행하는 학생들인 경우가 많고 그렇지 않다 하더라도, 흔히 "권위있는" 교수님들이 직접 강의를 진행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게다가 학교 규모가 크고 경쟁적인 만큼 그 안에서 수업을 신청하는 것도 쉽지 않다. 수업 당 200~300명이 들어가는 것은 기본이고, 어떤 수업들은 한 번에 1000명을 수용하기도 한다. 교수 대 학생 비율을 생각한다면 교수님과 소통하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환경이라고 볼 수 있다. 

반대로 CSU는 학사 과정에 많아봤자 수업 정원이 60명을 넘기지 않는다. 게다가 강의중심 대학교이기 때문에 학사 과정 학생들에게 좋은 질의 강의를 제공하도록 노력한다. 학사 과정만 이수하려는 사람들에게는 오히려 CSU가 더 좋은 환경이 될 수도 있다.

  또 큰 차이 중에 하나는 교육에 두는 중점이 많이 다르다. UC는 연구에 중심을 두기 때문에 학생들의 수업이 자료 조사나 연구, 에세이 등으로 진행된다. 앉아서 책읽고, 컴퓨터로 조사하는 것 등등은 흔히 대학교에서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이다. 인문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는 이런 모습이 굉장히 익숙할 것이다. 반대로 CSU는 실용학문, Hand-on skill에 중점을 많이 두기 때문에 예술, 조립, 공학 쪽에서 강점을 보인다. 실제로 공학을 전공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UC는 아카데믹하게 학기가 진행되는데 반해, CSU는 실제로 쓰이는 기술과 경험에 초점을 맞춘다는 이야기를 많이 하였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전공에 따라 결정할 수 있는 기준이 또 달라질 수 있다는 뜻이다. 

마지막으로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모든 사람들에게 민감한 사항인 "학비"이다. 기본적으로 국제학생들은 미국시민들보다 더 많은 학비를 내야 한다. 순수하게 수강료만 계산하면 UC는 1년에 35,000달러 정도 들어가고, CSU는 1년에 12,000달러 정도 들어간다. UC 1년 학비면, CSU 3년을 다닐 수 있는 비용이니, 이 또한 중요하게 생각해봐야 할 부분이다.

(가끔씩 SJSU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나와 캠퍼스를 산책하곤 한다)

  물론 네임밸류는 CSU가 UC를 따라갈 수 없다. 한국 유학생들이 굳이 비싼 돈을 내고 UC에 가려는 이유도 거의 대부분은 네임밸류 때문이다. 한국으로 돌아가서 이력서에 쓸 수 있는 명문대의 이름이 필요한 것이다. 그러면 나는 어째서 UC에 가지 않은 것일까? 

첫째 이유로는 한국으로 돌아가서 직장을 다닐 생각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특히 실리콘 밸리는 실력중심주의 사회이기 때문에 고등학교만 졸업했는데도, 혹은 연극을 전공했는데도 구글에 취직했다느니 하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바꿔말해, 대학을 어디서 나왔든지 간에 실력이 있거나 혹은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들은 억대 연봉을 주면서 데려가려고 하는 곳이 실리콘 밸리이다. 요즘 실리콘 밸리가 겪는 문제 중 하나는 경기는 굉장히 좋은데 반해 인적 자원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나에게는 기회인 셈이다. 나의 목표는 바로 이 실리콘 밸리에서 꿈을 펼쳐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굳이 비싼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 

CSU 중에서도 SJSU는 실리콘 밸리의 중심이라는 좋은 지리적 조건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서는 다음 편에서 SJSU가 어떤 학교인지 자랑하면서 함께 설명하기로 하고 마지막은 애플 본사에 취직한 어떤 한국인에 대한 기사를 보며 실리콘 밸리가 어떤 곳인지 조금 더 깊이 느껴보도록 하자.

http://www.etoday.co.kr/news/section/newsview.php?idxno=10356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