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리있는 너
2015. 2. 15 별하늘
1
길을 걸어가다 자꾸 뒤를 돌아본다.어느새 코앞까지 다가온 너. 깜짝 놀라, 뛰어본다.
뛰어도 뛰어도 너는 작아지기는 커녕 더욱 커져
등뒤를 스치며 위협한다.
뛰다가도 지친다. 숨이 턱까지 올라
더이상 달릴 수 없어
잠시 길가에 앉아 옆에있는 풍경들을 넋놓고 바라보다가, 바라보다가
정신을 차리니
어느샌가 저멀리 가있는 너. 길가는 아지랑이로 가득차 너의 형상까지 희미해진다.
2
멀리 간 너를 따라잡는 것은 더 많은 힘이든다.
너는 점점 멀어지고 이제는 니가 누구였는지, 내가 너와 하려고 있던, 니가 존재했던 이유는 뭐였는지
나에게 남아있는 것은 그저 달리기, 힘이 다 빠진 다리를 질질끌며 달리다가
이윽고 나는 다시 지치고, 멈추고, 신발을 다 벗어던지고 몰라, 이젠 아무것도
3
그렇다고 너를 완전히 놓아버리기엔 가슴한켠에 오래도록 남을 것 같아, 어떡하지, 어떡하지.
잠깐, 이건
아닌데. 숨을 고르고 보니 나는 너무 지쳐있었다. 온몸을 긴장으로 꼿꼿이 세우고
내가 휘파람을 불어본게 언제였더라
발걸음이 언제 이렇게 무거워졌나
내가 좋아해 너를 만들고 내가 원해 너와 함께 걸었었는데
4
몸을 일으키고 머리를 털고 눈을 비비고 너를 본다
점만큼 멀지만 뚜렷해진 너.
너를 좋아하는 나.
너를 향해 가고싶다. 최선을 다해 가고싶다.
설령 정해진 날짜에 도착하지 못하더라도
이제는 크게 날아간다, 훨훨 날아서
몸도 가볍고 마음도 가볍게
너는 아직 멀지만
천천히, 날아날아, 쉬지않고날면
언젠가 닿지 않을까
너는 아직 멀지만, 너는
너는 아직 멀지만.
작품을 올린지 오래된 것 같아 오랜만에 올려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