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14 시, 사진
하염없이
하염없이 부는 바람이
하염없이 비추는 햇살이
하염없이 흐르는 강물이
하염없이 들려오는 소리가
하염없이 드는 생각들이
나를 통과해
지나가지만
나의 종이는
하염없이
희고 비었다.
꽃
누군가가 다가온다.
잠시 나를 보더니
이내 나를 덥석
움켜쥔다.
나를 움켜쥔 힘은
점점 쌔지고
나는 비명을 지른다.
이내 나는 내 몸에서
뜯겨져 나가고
손은 나의 내음을 맡는다.
나는 무엇일까.
이건 남을 위한
희생일까. 아님
그저 나의 무력함 일까.
아님, 나의 운명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