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봄>
무엇이 움츠러들게 만드는지.
봄이 찾아오는 듯싶어도
찬 바람이 다시 불어와
피어나지 못 한다.
꽃이 다시 지고
꽃의 향기는 온데 간데 없이
푯말 만이 꽃의 자리를 지킨다
호수는 얼어 붙어
한때 노닐던 오리들이
어디로 갔는지
달빛만이 호수의 두꺼운 표면을 비춘다
저 차가운 침묵은
생명이 있는지 없는지 의심 될 정도로
차디 차다
다시 봄이 오기를 기다리는 마음
다시 꽃이 피기를 기다리는 마음
다시 호수가 녹는 것을 기다리는 마음
이 추운 겨울에도
따스한 품으로 알을 품는 닭들을 본다
알들 하나 하나에
마치 태양 들어간 듯
서서히
서서히
내 안의 빛과 열이 나기 시작한다
어느새 내속을 파고드는 한기
녹고
온기가 피어난다
태양은 다시 떠오른다
눈부신
봄이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