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짐
2015-09-23
하늘태양
아 하기 싫어… 아 하기 싫다… 라고 마음에 꽉 들어차 있었다. 토론이 너무 하기 싫었다. 마음이 뒤숭숭해서는 토론이고 뭐고 다 하기 싫었다. 그냥 누워서 자고 싶었다. 그런데 보리선생님께서 힘들 때 그것을 밟고 올라가야 성장 할 수 있다고 조언을 해주셨다. 그래서 정말 다시 생각 해보니 포기하면 나는 뭣도 안될 것 같고, 너무 후회 할 것 같아 그냥 다시 하기로 마음 먹었다.
토론을 다시 준비하며 팀이 다 사라지고 모두 함께 공부했다. 다 같이 영화를 보고, 센델 강의를 보고, 월드카페를 하며 천천히 다시 시작했다. 그런데 마음은 아직 별로였는지 센델 강의를 볼 때 마다 눈꺼풀이 100kg이 된 듯 너무나도 무거웠다. 그래서 사실 강의 3분의 1은 존 것 같다.
영화를 볼 때는 정말 재미있게 본 영화가 많았지만 정의와 연관을 시키려니 너무 어려워서 재미있게 본 영화도 다 까먹을 것
같았다. 영화를 보고 월드카페를 하면서 다 같이 이야기를 할 때는 푸바랑 장난을 치고 싶은 마음만 들었다.
토론 준비 기간 내내 이런 식으로 지냈다. 반은 집중하고, 반은 다른 곳으로 정신이 가있고. 그래서 사실 알게 모르게 많은 민폐를 끼쳤다. 그 점에 대해서는 정말 미안하게 생각 하고 있다. 그러다 내가 정신을 조금 차리게 된 것은 팀이 다시 나누어진 토론 시작 2일 전이다.
막상 토론을 해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정신을 안 차릴 수가 없었다. 게다가 나는 별하늘님을 꼭 이기게 해주고 싶었다. 저번 토론에서 너무 고마운 점이 많았고, 이번 토론 역시 고마운 점이 많아 별하늘님을 꼭 이기게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준비하던 것 보다 훨씬 더 열심히 준비했다.
그래서 잘 못 들었던 내용 물어보고, 검토하고, 상의하고, 졸려도 참고, 즐겁게 즐겁게 준비했다. 준비를 하는데 우리 논리가 너무 탄탄해서 상대팀이 과연 이것을 뚫을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엄청 즐겁게 준비했다.
역시 토론 1시간 전부터 얼굴이 달아오르면서 심장이 요동치고 말이 엉켰다. 긴장 안하자고 마음먹었는데 잘 되지는 않았다. 아무튼 그렇게 토론은 시작되었고, 내 차례가 되었다. 나는 반박 없이 내가 짠 내용을 이야기 하면 되는 것이었다. 그런데 내가 생각 보다 너무 잘 읽어서 기분이 정말 좋았다.
승패는 우리가 졌다. 내가 졌다. 꼭 이기고 싶었는데.. 너무 아쉬웠다 물론 상대팀도 잘 했지만 나는 우리팀이 너무 애써서.. 그게 너무 아쉽고 안타까웠다. 선생님들께서는 늘 승패가 상관 없다고 하시지만 나는 아직도 승패가 중요하다. 역시 다음에 꼭 이기리라 다짐하게 된다. 그 때는 조금 더 유식해져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