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진보하는가?
2015-11-19
하늘태양
어제 토론이 끝났는데 마음에 무엇이 남는지 아직 잘 모르겠다. 토론에서 나는 무엇을 얻었을까? 나는 무엇을 배웠을까?
토론 주제가 나온 것은 한참 전의 일인데 본격적으로 토론을 시작 한 것은 5일 전쯤이다. 우리는 약 2주 반 전부터 공부를 했다. 토론 주제가 어렵다 보니 우리는 토론 주제를 받고 2주 정도 공부를 해야 했다. 동학을 알아보고, 기독교를 알아보고, 다른 여러 사상들, 성인들의 말, 정의, 역사에 대해 공부를 했지만, 머리에는 지식들이 퍼즐 조각처럼 모두 흩어져 들어 왔다. 도대체 이게 어떻게 연결이 되는 것인지 나는 알 수 없어 늘 답답함을 느끼고 지루함을 온 몸에 칭칭 휘감고 다녔다.
그래서 제발 토론을 시작했으면 좋겠다고 간절히 생각 할 때 즈음 토론을 시작하게 되었다.
나는 긍정팀으로 시작을 했다. 많은 월드카페를 진행했다. 이기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열심히 해서 이기고 싶었다. 그런데 공부 방식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스스로의 마음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일이 잘 풀리지 않았다. 답답함이 마음에 아주 꽉 들어 차 있었다. 시간은 흐르고, 토론은 다가온다. 나는 답답함을 해소 시킬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첫 번째 토론에서 졌다. 그것도 긍정팀인데. 이기고 싶었다는 마음이 많았는데 지니까 패배를 인정하기 싫었다. 게다가 아빠가 해주는 위로의 말은 어찌나 듣기 싫던지. 왠지 내가 엄청난 패배자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래서 기분이 많이 안 좋았다. 마음을 정리해 내기가 힘들었다. 그래서 그 때부터 마음이 점점 틀어졌던 것 같다.
지고 나서 겨우 겨우 토론에 집중을 하려 했는데 마음이 나지 않았다. 그리고 이해가 되지 않았다. 우리팀의 논리들이 나는 이해 되지 않았다. 계속 답답한 마음이 들고 어찌 해야 할지 몰라 불안했다. 토론은 계속해서 다가오고, 나의 머리는 멈춰버렸다. 앞이 캄캄했다. 토론이 당장 저녁인데 말이다. 그래서 나는 팀원들의 도움을 받아 겨우 발제를 완성 시켰지만 그다지 마음에 들지 않았다.
토론은 시작 되고 우리팀은 불안해서 인지 공격적인 모습을 많이 보였던 것 같다. 토론을 진행하는데 나는 토론에 빠지지 않고 계속 다른 생각을 했다. 마음이 이상했다. 여기서 지고 빨리 끝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마음이 들어서 스스로도 당혹스러웠다. 팀원들이 어떻게든 하려고 노력하는 것 같은데 나는 이런 마음을 먹고 있는 게 너무 미안했다. 그래서
토론이 시작하고 끝날 때까지 기분이 안 좋았다.
토론은 우리 팀이 완패하면서 2차 토론까지만 하고 끝났다. 나는 3연패를 했다. 이번 토론에서 내가 무엇을 도와야 할지 확실히 느꼈다. 스스로에게도 참 미안한 마음이 많이 든 것 같다.
내가 이번 토론을 통해서 무엇을 얻었냐고 했을 때 나는 아직도 대답을 할 수 없다. 정확히 내 마음에 무엇이 와 닿았는지 모른다. 시간이 지나면 느껴질까? 스스로 도울 바가 많이 드러난 토론이었다. 다음에는 칭 찰 할 바가 많은 토론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