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찬 가드너님과의 만남!]
배케가든&페허가든 투어
2018년5월27일
작성자: 우주, 밝은해, 새벽
안녕하세요. 5월 26일 정원 진로계발팀은 더 가든 대표이신 김봉찬 가드너님과의 수업을 받고 복기한 자료를 공유드리고자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저희가 배운 그대로 최대한 놓치지 않고 받아 적었는데 아직 배우는 새내기 들이라 부족한 점이 많이 있을 것 같네요..ㅎ
귀한 시간 내주시면 김봉찬 가드너님 다시한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폐허 가든의 첫 시작은 귤 창고였던 1973년도에 지어진 건물을 재활용 하고자 만들게 된 것이다.
질문1) 폐허정원의 황량함을 어떻게 가렸는가?
가든에는 큰 그라스들을 식재해서 폐허지만 황량함을 가릴 수 있게 장치를 만들었다,
거대한 억새들과 철도길. 식물들이 더 자라야 덮여서 이쁠 것이다.
땅의 높낮이를 이용해서 가렸다.
여러가지의 이유가 있지만 땅을 높임으로써 베드의 키가 높아졌고 다양한 종류의 그라스들을 심을 수 있게 되었다. 스피카라는 그라스를 식재해서 여러 가지 정원의 질감을 살렸다. 정원을 할 때는 주변이 아름다워질 수 있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변에 있는 사람, 차, 건물이 아름다울 수 있어야 한다. 현재 가드너들은 쇼가든 위주로 활동을 한다. 하지만 쇼가든은 주변 경관과의 조화를 배제한다. 실제 정원을 만드는 데에 있어서는 하늘과 땅, 그러니까 주변 경관의 생김과 아름다움을 잘 파악해야 한다. 관계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아야 하는데, 문, 식물, 길을 통해 밋밋해 보이지 않도록 대비성이 있어야 한다. <차가운 철제 문과 그 뒤에 있는 상록수, 부드러운 초본, 폐허정원에 있는 스피카와 같이.>
질문2)흑백사진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느냐?
꽃이 없어도 식물의 높낮이와 볼륨, 질감을 통해 정원을 아름답게 만들 수 있다.
전체적인 건물과 화단의 높이를 다양하게 하되, 건물의 마무리에 있는 화단은 도로 높이가 맞게 하여 안정감을 부여했다. 건물은 포지티브라고 볼 수 있다. 건물의 색을 회색으로 하였는데, 그 이유는 이 옆에 있는 도로와 통일감을 주기 위해서이다. 포지티브 옆에 네거티브를 넣는 것은 리듬감 때문이다. 포지티브만 있으면 너무 재미없고 일정한 리듬이 든다. 비어있어서 하늘과 정원이 보이는 네거티브, 꽉 찬 포지티브를 번갈아 가며 적절히 배치해야 정원의 리듬감이 살아난다.
<안으로 입장.>
사람의 심리, 드는 느낌을 다스려 디자인해야 한다.
이전의 무당 같은 경우에는 사람의 심리를 잘 활용한 경우이다. 사람은 자기 자신보다 크고 넓은 무언가를 보면 자연스레 위축된다. 이전에는 아주 커다란 나무가 위축과 두려움의 대상이었는데 무당은 이를 ‘천’이라는 부드러운 재료로써 풀어냈다.
'디자인을 하려면 심리학을 공부해야 한다.'
경관과 생존은 이어져있다. 사람들은 탁 트인 곳을 보면 아름답다고 느끼는데, 그 이유는 적이 어디서 오는지 알 수 있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그리고 자기 자신은 볼 수 있지만 그 밖에 있는 것이 자신을 볼 수 없는 것에 안정감을 느끼는데, 자기 자신이 안전하게 숨어있다는 느낌에서 그러한 안정감을 받는다.
나만 공감할 수 있는 디자인은 디자인이 아니다. 모두가 공감할 수 있어야, 모두에게 같은 느낌을 불러일으킬 수 있어야 좋은 디자인이 될 수 있다. 의자에 앉아서 베케정원을 바라보면 정원이 쑥 올라가 있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데, 이 디자인은 어린아이가 자연을 바라보는 시선에서 따 온 것이다. 우리가 어린아이 였을 적에는 자연을 보다 가까이에서 보고 더 자세히 보았는데, 어른이 되고 키가 커 지면서 자연으로부터 점점 멀어지게 된다. 어린아이가 바라보는 자연, 좀 더 가까이, 섬세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 정원을 올려서 마치 엎드려서 정원을 보는 것과 같은 디자인을 만들었다.
베케정원은 숲 같은 느낌을 불러일으키는데 수직적인 요소로 그렇게 만든 것이다. 베케정원을 볼 수 있는 창틀에 수직적인 요소가 있는데 사람들이 보았을 때 그 수직 창틀과 나무는 크게 다르지 않다. 또한 중첩의 원리가 사용 되었다. 나뭇가지와 잎 등 한 공간에 많은 선들이 겹칠수록 그 공간은 더욱 깊어 보이고 넓어 보이고 울창해 보이는데 베케 정원의 경우에도 나무들을 겹치게 만들어 중첩의 원리를 사용했다. (대나무는 수직적인 요소가 많기에 조금만 심어도 울창한 숲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
정원을 아름답게 하는 것 중에 우리가 가장 중요시 해야 할 것이 있는데 바로 자연의 아름다움을 찾아야 한다. 사람들에게 자연의 아름다움을 찾아서 보여주고 사람들이 자연의 아름다움을 깨닫는 순간 자연을 존중하게 되고, 자연을 존중하게 되는 순간 지구가 살아나게 된다.
콘크리트로 뒤덮여 "지구를 치료해 줄 사람은 앞으로 너희와도 같은 가드너 들이다. 그것이 가드너의 일이다." 정원에는 생명이 산다는 것을 항상 잊지 말아야 한다.
잘 만든 정원은 바람 또한 디자인 해야 한다. 네거티브와 포지티브, 풀 종류를 모두 사용해서 그 사이로 흐르는 바람과 식물들의 제각기 다른 떨림을 디자인 할 수 있어야 한다. 한국 정원 디자인의 핵심은 바로 ‘엉성하고 치밀하게.’라고 이야기 할 수 있겠다.
베케정원의 엉성함은 돌담이라고 할 수 있다.(일본은 섬세하고 섬세하게.)
베케란? 제주도에 있는 돌담. 밭일을 하다가 나온 돌들을 밭과 밭 사이의 경계에 쌓아 올리다 담이 만들어졌는데 그 돌담을 베케라 부른다.
녹색의 다름을 디자인 할 줄 알아야 한다.
식물을 공부할 때는 ‘속’으로 공부해야 한다. 할아버지의 할아버지가 같은 친구들이라고 볼 수 있을 텐데 유전적으로 70%는 비슷한 아이들이라고 볼 수 있다. 자라는 환경과 생김새 등 비슷한 것들이 많다. 사람은 다양한 생명종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도시는 자연을 내쫒았다. 생물다양성이 없어지면 생명이 살 수 없다. 생태적 다양성이 중요하고 다 함께 살아야 함을 알아야 한다. 그를 정원에 가져와야 한다. 개구리 뱀 새 식물 등 생명과 함께하는 정원을 만들어야 한다.
사람과 생명 종의 다양성이 있어야 아름다운 생태계이다.
아무리 의술이 뛰어나고 시설이 발전해도 자연이 받쳐주지 않으면 사람은 살아갈 수 없다.
결국 사람 또한 자연에서 온 존재이기 때문이다.
[정원 후기]
<우주 김지우: 정원의 힘>
더 가든에 한발 들어서자마자, 이 곳의 흐름은 아주 다르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
정원의 한 가운데에 서서 눈을 감고 감각에 집중해보았다. 오케스트라였다. 색, 소리, 빛, 질감, 선, 높이, 부피, 힘의 균형, 수분, 형태, 두께, 무게, 떨림. 이 모든 것들이 오케스트라가 되어 생명의 노래를 연주하고 있었다. 찬란했다. 보기에만 좋기 위한 정원이 아니었다. 단순 메세지를 전달하기 위한 정원이 아니었다. 공간의 모든 것을 디자인한 정원. 심지어 공간에 흐르는 시간과 공간에 찾아오게 될 사람들의 심리까지도 디자인한 정원, 그래서 그 정원 자체로 힘을 가지며 사람을 변화시키는 정원이 더 가든이었다. 정원이 힘을 가지고 있다고 배우기는 했지만 실상 공감해보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번 더 가든을 둘러보며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정원은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사람을 바꾸고 자연을 바꾸고, 이 세상을 바꾸는 데에 충분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새벽 오선화: 기다림을 통한 아름다움, 숲.>
이번 제주도이동수업을 위한 면접 중 선생님께 받았던 피드백은 여유가 없고 날카롭다는 점이었다. 완벽해야 한다는 강박 속에서 항상 나를 채찍질하고, 주변사람들에게 날카롭게 구는것. 제주도 수업을 통해 그 점을 극복하고 싶었는데, 이번에 김봉찬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내가 찾던 기다림 과 여유가 보였다. 아직은 자그만, 언젠가 클 식물들을 보시며 더 풍성해 질 미래를 말씀하시는 선생님의 눈은 햇빛을 받아 반짝였다. 아픈 몸상태로, 가물거리는 시야속에서도 정원과 선생님의 눈 만큼은 강렬하게 뇌리에 남았다. 숲이 담긴 선생님의 눈과 정원을 보면서 느꼈다. 가드너는 넓은 마음으로 앞으로 반짝일 세계를 그리고, 기다릴 수 있어야한다. 가드너는 그런 기다림을 통해 아름다움을 만들어낸다. 그 너머의 아름다움을 볼 수 있으면 된다.
<밝은해 권성주: 아름다운 지구를 만드는 ‘가드너’>
‘정원은 주변을 아름답게 만드는 정원을 만들어야 한다.’ 김봉찬 가드너님이 가볍게 던진 말씀이지만 난 가슴 한켠에 꾹꾹 적어냈다. 정원을 진로로 삼게된 계기가 있었다. 어릴 때부터 무엇을 하며 살까? 하며 질문을 던지면 항상 따라다녔던 것은 환경오염으로 상한 지구를 살려내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리고 아픈 지구를 정원으로 살릴 수 있단 말을 듣고 매력에 빠진 나는 금세 정원으로 진로를 정했다. 주변을 살필줄 안다는 능력, 세상 그속에 자연을 살피며 그속에 아름다움을 찾아 만든 가드너님의 정원은 바라보는 대상을 넘어 그속에 있는 생명 하나하나 존중하고 배려하고 있다는게 느껴졌다. 그 속엔 새가 찾아 들었고 나비가 날아 앉았고 멀리서 바라보는 내 마음이 자리 잡았다. 이런 내 마음도 모두에게도 똑같이 느껴졌을 것이다. 이런 여운이 가시지 않은체 가드너님께선 "아픈 지구를 치료해줄 사람은? 앞으로 너희같은 사람이다." 이라며 우리들에게 힘을 실어주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