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우 주간과제]
공백
글을 읽는다는 것은
활자가 찍어낸 자리가 아니라,
활자가 지나간 사이의 공백을 읽어내는게 아닐까?
궁금했지만 나오지 않았던 이야기로 하여금
공백 속에서 독자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가도록 하는거지.
활자가 찍어낸 세상이 작가의 세상이라면
공백은 우리의 것이니까.
우리의 상상 속에서
활자의 빈 곳들을 채워가는거지.
같은 이야기를 읽더라도
저마다의 세계가 다른것은 이때문이 아닐까.
단풍 속 푸르름
세월의 흔적이 보이는 새빨간 단풍 속에서
푸르른 잎사귀 하나가 피어났다.
마치 나이를 먹은 노인이 어린 아이가 되어가는 것 같던 그 단풍나무가,
그 푸르른 잎사귀가 나에게 말을 거는 듯 했다.
모든 존재는 변할 수 있다며,
시간이 지나도 변할 수 있다며.
우리의 시간은 상대적이니까,
누군가의 작은 변화에 눈치를 못챌지도 모른다.
그러나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고,
변화 했다는 것은 사실이라고,
그렇게 말해주는 것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