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고속도로 단속 경찰은 물 좋은 자리였다. 물 좋은 자리란 떡과 고물이 같이 떨어지는 자리를 말하였다. 이른바 생기는 게 많은 자리. 그 시절엔 교통경찰 1년 하면 집을 살 수 있었다는 풍문이 떠돌곤 했다. 물론 나도 편의상 운전면허증 밑에 꼬깃꼬깃 접은 1만원권을 넣고 다녔으니 시대 흐름에 부응했다고 비난해도 할말은 없다. 그저 그 시절엔 누구나 다 그랬다고 변명할 밖에..^^
지금 시대 가장 물 좋은 자리는? 5천만 국민도 다 아는 대통령이란 자리다. 얼마나 물이 좋은지 국민 직선제로 바뀐 이후 대통령이란 대통령은 부패와 연루되지 않은 사람이 없다. 양아치들은 길가는 꼬맹이들이나 삥을 뜯지만, 저 깊숙한 구중궁궐 청와대 안에서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다 공갈 삥이나 뜯어내는 사람을 우리는 도대체 뭐라고 불러야 할지 알 수가 없다.
양아치.. 건달... 대건달? 대통건달?
권력의 개로 불리던 검찰이 권력의 대세가 국민으로 돌아서자 대통건달을 향해 짖어도 안하무인이다. 하긴 기르던 개가 짖으니 저걸 언제 솥에 삶을지 그 생각만 하고 있을지 모를 일이다.
곰곰 생각해보면 어제 오늘의 일들이 아니다. 조선 오백 년이 부정과 부패로 점철된 역사 아니던가?
출세란 곧 물 좋은 곳을 향해 나아가는 과정을 의미하였고, 가장 물 좋은 자리 정승에 이르면 곳간이 터져 나가라고 온갖 뇌물을 받아 쟁이는것이 당연지사였다.
출세하기 위해선 글을 익혀 과거에 나아가 장원급제라도 해야 물 좋은 곳으로 나아갈 탄탄대로가 열리니 '진사'란 별칭은 물좋은 고속도로 톨케이트를 지났소 하는 자격과 다름 없었으리라..
현대 자본주의 시대에서도 여전히 물 좋은 자리를 향한 톨게이트는 존재하였다. 이른바 3대 고등고시로 불리는. 사법고시, 행정고시, 외무고시를 패스하면 과거시험 장원급제 마냥 부귀와 영화가 줄을 서고 달려 들었으니, 물 좋은 곳을 향하는 지름길에 다름 아니었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죽어라 공부하여 오로지 물 좋은 곳으로 나아갈 수 있는 고시를 통과 하면 이제 떡과 고물이 뭉쳐 다니는 길목만 여기저기 차지하면 될 터이다.
지금의 대통건달은 사실 국민이 뽑았다.
대통건달의 수준은 딱 그 대통령을 뽑은 국민의 수준일 뿐이다.
우리 국민의 머릿속엔 여전히 '출세'가 자리 잡고 있고, 자식 놈 죽어라 공부시켜 물 좋은 곳으로 출세시키는 것만이 가문이 흥하는 첩경이라 여기고 있는 국민의 의식수준에서 드러난 국민 자화상이다.
출세란 곧 물 좋은 자리, 물 좋은 자리란 온갖 떡과 고물이 뭉치로 몰려 드는 자리, 3대가 영화를 누릴 재물을 감투 자리 하나로 차지 할 수 있는 것으로 당연히 여기는 이 국민에겐 업보처럼 찾아 온 일 일뿐이다
1차대전과 2차대전이 끝난 영국에는 귀족들이 남아 있질 않았다.
모두 전쟁에 앞서 나가 때죽음을 당해서 제사를 치를 후손도 남지 않을 지경이었다.
‘노블리스 오블리제’. 이 나라는 귀족이 앞서 국가와 사회에 대한 기여와 의무를 이행하는 것이
너무도 당연한 상식이었고 귀족들의 자제는 어려서부터 귀족의 의무를 교육 받았다.
그들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를 누릴 수 있었고 지금도 무너지지 않는 영연방을 구축하고 있다.
우리 말 속엔 무심코 하는 말들이 있다.
"사람이 되었다."
“저 사람은 된 사람이야."
오백 년이 넘는 다람쥐 쳇바퀴처럼 겪는 저주스런 국가 업보를 벗어나려면
출세지향의 교육을 벗어나 ‘사람이 된 놈’을 길러내는 교육만이 멀리 보고 갈 길이다.
내일연구소에서.
민영주.
똑똑한 사람, 능력있는 사람보다 사람되는 교육하는 내일학교에서 많은 인재들이 배출되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