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처음 인디고 서원을 알게 된 것은 11월 대청소 시간이었다. 매주 금요일은 내일학교 청소시간으로 내 담당은 도서관! 일찍 도서관 정리를 끝내고 내려왔는데, 플C 청소 구역을 맡은 밝은 해님이 청소를 다 끝내지 못해서 2층 교무실 정리를 도와주기로 했다.

 

다락방에서시작된인디고잉.jpg

 

인디고잉 시작.jpg

 

 평소에 자주 올라가지 못했던 미스테리한? 장소 ( Staff only )를 정리하다가, 여러 가지 서류더미와 책들 사이에서 ‘INDIGO + ing' 잡지를 발견했다. 소박한 표지 아래 ’세계 시민‘,’윤리적 책임‘ 등 여느 잡지들에서는 찾을 수 없는 단어들이 눈에 띄었다.

 

 

내가 본 인디고잉 표지.jpg

 

 

  그렇게 열어본 잡지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 중 한 가지는 ‘여자 친구 구함’이라는 소제목의 글이었다. 5-6장으로 구성된 글은 영화 속의 장면들과 그 영화에 나오는 대사들로 이뤄져 있었다. 특히, 좋아하는 영국배우가 호킹 박사를 연기해 찍은 장면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밑의 글을 한참 들여다봤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는 것은 구애의 불문율”이라는 멋진 말을 보고 “내가 호킹 박사의 아내라면, 박사의 어려움을 다 참고 살아갈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호킹 박사도 대단하지만 그 부인도 위대하게 느껴졌다.

그리고 나라면 어떤 아내가 되고, 어떤 결혼관을 추구해야할지 고민이 됐다.

 

 

내가좋아하는배우와사랑에대하여.jpg

 

 또 하나는 헤르만 헤세의 시였다. 시 제목은 < 가지를 쳐낸 떡갈나무 >, 시 문구까지 자세히 기억이 나는 것은 아니지만, 굉장히 여린 감성으로 자연을 노래한 시 같았다. 정말 외롭고 고독할때 자연과 소통한다면 이정도 경지까지 교감이 가능할까 ? 하고 생각이 들 정도였다. 또한편으로 헤르만헤세의 감성이 너무 부럽고, 닮고 싶었다.

 

 내가좋아하는 헤르만헤세.jpg

 

헤르만헤세의 떡갈나무 (시).jpg

 

 이렇게 우연히 보게 된, 인디고잉 잡지가 이번 포럼과 관련 있는 인디고 서원에서 출판됐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그 서원이 무척 궁금해졌다. 마침, 청연 자람도우미 선생님께서, 포럼에 오실 분에 대하여 많은 조사 자료를 공개해주셨다. 기사를 처음부터 찬찬히 읽어보려고 했던 것은 아닌데, 그렇게 읽지 않으면 기사에 쓰인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았다. 덕분에 기사를 여러번 반복해서 읽는 엄청난 효과?!의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달님과, 경준님, 푸른언덕님과 이번 주 포럼에 대한 블랙보드 그림을 그리려고 준비를 했다. 이렇게 난해한 주제는 어떻게 그림으로 나타내야할지... 칠판 앞에서 멍하니 서있었던 적은 처음이었던 것 같다. 머리의 상상력을 짜내야하는 시간이었다. 다행히, 그림의 구세주 별하늘 학생이 인디고 서원과 윤한결님을 그려주어서, 풍성한 칠판을 만들 수 있었다는 후문이...

 

블랙보드.jpg

 

 대망의 포럼의 날! 난해한 주제를 안겨주신 포럼 강연자 윤한결님을 처음 만나게 됐다. 저렇게 멋진 청년도 인문학도일 수 있구나~! 라는 생각에, 인디고서원이 더 궁금해졌다^^

 

윤한결님의 포럼진행.jpg

 

 

 이야기의 시작은 영화에 관한 것이었다. '내일을 위한 시간'이라는 프랑스 독립영화였다. ‘부당해고’를 당한 주인공이 이틀간 문제를 해결하려는 과정을 담은 심플한 줄거리였다. 내가 좋아하는 배우 ‘마리옹꼬띠아르’가 연기하고 평소에 관심을 가졌던 주제의 영화라서 관심이 갔다. 언젠가는 저런 “사회적 메시지를 전해주는 영화배우가 되고 싶다.” 라는 생각에 더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다.

 

 한편으로 마음이 착잡하기도 했는데, 자유 평등 박애의 국가 프랑스에서도 저런 일이 일어나면, 세상에는 얼마나 불평등한 일이 많을까하는 답답함이 느껴졌다.

 

내일을 위한 시간.jpg

 

 

 

 

 이야기 중 작가 얼쇼리스 ‘희망의 인문학’에 감명을 받고 ‘정세청세’를 만들게 됐다는 것도 인상에 남았다. 나 역시 고등학교 1학년 때 이 책을 읽고, 인문학에 관한 관심을 가지게 됐기 때문에, 정세청세가 더욱 궁금해졌다. 마치 한국판 희망의 인문학 버전이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들었다.

 내일학교의 토론은 발제와 난상토론으로 구성 돼있는데, EBS 지식 - e채널을 시청한 후 진행되는 정세청세는 어떤 토론 형식일지 궁금했다.

 희망의 인문학.jpg

 

 

  질문타임 시간에 학생들 중 기억에 남는 질문을 했던 친구( 별하늘 )가 생각난다. ‘가치를 묻다.’라는 주제로 많은 연구를 하셨는데,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가장 중요한 가치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집중하는 내일학생들.jpg

 

 

 질문의 답변은 ‘추구’였다. 조금 난해한 대답처럼 느껴졌다. 처음에 추구에는 행복을 갖다 붙이면 ‘행복추구’, 사랑을 붙이면 ‘사랑을 추구한다.’라는 여러가지 의미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윤한결님도 예전에는 사랑, 자유 같은 것들을 가장 가치 있는 것으로 여겼다고 했다. 지금은 복잡하고 어려운 결정을 해야하는 순간마다 '추구'하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괴테 -파우스트의 “인간은 노력하는 한 방황하는 법이니라.”라는 명언을 생각하며, "내가 느끼는 어려움과 고민도 추구하는 과정이구나." 하면서 위로를 얻는다고 한다.

 

 괴테 파우스트.jpg

 

 

그 말을 들었을 때, 요즘 진로문제로 심란했던 마음이 위로가 됐다. 한창 고민도 많고, 혼자 애끓는 일도 많은데, 그 모든 과정이 위의 말과 같다면 난 지금 건강한 걱정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또 다른 학생 하사님 ( 하늘사랑 )의 질문도 기억에 남는다. “일찍 ( 청소년기 )부터 인디고서원에서 많은 활동을 하셨는데요. 앞으로 윤한결 연구원님이 바라는 세상은 무엇인가요?” 

 

  “더 이상 먹고 살아가는 방식이 파괴적이지 않도록 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답변을 해주셨다. 그런 점에 있어서, 내일학교의 '정원 가꾸기'와 '자연과 함께하는 활동들'이 해결책의 일부분이지 않을까? 또한 “한 개인이 여러 가지 일을 수행하는 능력이 커질수록 개인의 자유와 그 나라의 진정한 질적 성장이 이뤄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라는 관점도 흥미로웠다.

 

 기사 작성을 하며 각각의 사람마다 문학 작가, 법률가, 정원 디자이너 등 여러 가지 직업을 통해서 그런 세상을 만드는데 일조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방법이 자연과 인간이 공생하는 윤리적인 방법이라면 그런 길을 걷고 있는 학자와 여러 가지 다양한 직업군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참고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그에 관한 좋은 책이 떠올라, 한권 추천해본다. ( 도서관에서 찾아보세요 ^.^ )

 

그린잡 도서.jpg

           < 내일학교 도서관에 비치된 - Green Job >

 


2050 미래교육포럼

매주 토요일,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내일학교에 방문하여 포럼을 진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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