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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 감사, 성장

 

졸업식을 위한, 서울 이동수업 소감문

2015, 2, 20 별하늘

 

그동안 내일새싹학교에 있으면서 참으로 많은 일들과 자람, 나에 대한 거의 모든 것들이 형성되었던 것 같다. 아무것도 모른채 엄마와 언니를 따라 서울로 올라와 새싹학교에 입학하고, 점점 나의 생각이라는 것이 생기고, 초등과정을 수료하고 중등과정으로 들어서고, 또 거기에서 겪는 우여곡절들,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 그런 것들을 고쳐나가는 과정,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거의 모든 것들이 전부 새싹학교에 녹아있다. 그야말로 나의 유년시절을 줄곧 함께해왔던 곳인 것이다.

그리고 계속해서 많은 분들을 떠나보내며, 멀리 있는 졸업을 그려보곤 했었다. 그런데 우리가 졸업을 한다니! 더 이상 내가 새싹학교 소속일 수 없다니! 한 번도 다른 곳에 있던 적이 없으니 더더욱 실감이 나지 않았다. 앞으로는 우리가 자람발표회를 하러가는 것이 아닌, 보러가고, ‘졸업생이라는 타이틀을 가지게 된다는 건가? 그런 생각들이 졸업식이 끝나고 나서야 몰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9년간, 계속해서 지켜봐주신 모든 분들, 그 중에서도 선생님들께 깊은 감사의 마음이 들었다. 사실은 우리가 잘 자랐기도 하지만, 잘 키워주시기도 하셨기 때문에 지금의 우리가 있을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든다. 그간의 수많은 조언들, 따듯함들, 인내들, 웃음들이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것을, 그 전까지는 잘 모르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우리는 졸업식 때, 그런 감사와, 우리가 자람한 내용들과, 앞으로는 어땠으면 좋겠는지의 이야기를 담고자 했다. 그래서 제 5회 문화의 날이 끝나자마자 서울로 올라와 5일간 졸업식 준비를 시작했다. 생각보다 긴 시간은 아니었다. 우리는 어떻게 더욱 감동적이고, 재미있게 우리의 이야기를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을까?에 대해 고민하다 연극을 선택했다. 우리의 이야기를 동화로 만들어서 표현하기! 그리고 그런 동화를 읽어주는 엄마와, 귀염둥이 아들의 이야기. 그런데 사실 엄마는 자신의 이야기를 동화로 바꿔서 아들에게 들려주었다는 사소한 반전까지 포함했다. 이런 게 처음이라 재미있을 것 같았고, 동화로 바꾼다는 게 참신하고, 반전이 재미를 준다고 생각했다. 4명이서 같이 의논을 하면서 대본을 쓰고 졸업식을 만들어 나갔다. 감사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연극이 끝나고 난 후 다 같이 한복을 입고 큰절을 올리며 선물을 드리기로 했다.

그렇게 매일매일 열심히 준비해, 졸업식오고, 순식간에 끝났다. 그리고 나는 이제 정말로 졸업생이 되었다. 사실 우리의 연극은 식상해!!’하는 평이 좀 있었다. 그건 조금 충격적이었다. 참신하다고 생각했는데! 그래도, 우리는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했고, 재미있었으니 후회는 없다. 조금만, 조금만 더 시간이 있었다면 더 많은 것들을 할 수 있었을 것 같아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만족스럽다.

준비할 때 충경선생님께서 해 주신 말씀이 있다. “학생 분들과 학부모님들이 우리를 정말 멋있게 생각하고, 기대하고 있어요.” 그동안 학생분들 에게 잘 해주지도 못 한 것 같고, 아직 부족한 점이 정말 많은데 그렇게 봐 주셨다는 것이 참 감사했다. 또 자연스레 겸손한 마음이 들면서 앞으로 더더욱 성장해야겠다, 더 커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새싹학교에서 배운 것들을 마음에 담고 내가 기획한대로, 나를 발견하고, 성찰하며, 더 자람하고 싶다. 참 따듯하고, 아쉽고, 희망찬 시간이었다.

  • 혜원 2015.02.25 11:09
    여러분은 정말 멋있어요~ 내일학교에 입학해서 참 기쁩니다.
  • 단비 2015.02.26 08:23
    별하늘님의 하늘색토끼,참 귀여웠어요.여러분의 모습을 서울학교에서 보는것만으로 즐겁고,든든했답니다.더욱 성장하는 별하늘님을 응원할게요^^
  • 돋을볕 2015.03.03 11:53
    별하늘님은 늘 든든한 친구였습니다. 그리고 9학년 모두가 그랬습니다. 누구하나 더도 덜도 아닌... 그래서 9학년이 더욱 빛나 보입니다. 내가 더 혹은 왜 나만 이라고 할 수 있었을 텐데 서로서로 잘 조절하고 도왔지 않았나 싶습니다. 졸업이 무척 서운합니다. 저는 8년을 보아오면서 내내 부러움이 컸습니다. 그러나 내일학교에서 다시 뵐수 있어서 너무너무 반갑고 안심도 되고 그렇습니다. 계속해서 별하늘님의 멋진 모습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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