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서울에서 열린 마르쉐에서는 기온이 27도까지 올라가서 무척 더웠다.
그런데, 봉화에서는 슬슬 내복을 꺼내입고 있다.
여기는 일교차가 무척 크기 때문에, 그만큼 단풍이 아름답게 "빨리" 든다.
파란 하늘!
붉은 단풍잎. 바람 불 때마다 우수수 떨어지는 낙엽.
농장으로 올라가는 그 길은, 가을여자가 아메리카노 더블샷을 들고 걷기에는 너무... 무섭다.
왜냐! 이렇게 아름다운 가을이 왔다는 것은, 벌써 낼 모레면 겨울이 될거라는 것이고,
겨울이 되었다는 것은 물이 얼고 땅이 얼거라는 것이다.
이 아름다운 가을을 제대로 즐겨볼 생각은 못하고, "월동준비" 월동준비"를 입에 달고 산다.
월동준비 얘기는 나중에 따로 하고, 오늘은 5기 병아리들을 위한 새집 만들기 사진을 공유하려고 한다.
얼마전 삐약삐약 병아리들을 받아 키워왔는데, 그 애들이 벌써 커져서... 알을 낳기 시작했다.
벌써 집을 나눠 옮겨줘야 했는데, 어찌나 농장과 학교에 일이 많은지 미뤄지다 미뤄지다, 9월에야 분가를 하게 되었다.
(미안해 얘들아~)
(이날만큼은 우리 남자 선생님들이 두 팔을 걷어부치고 바닥에 새 흙을 채우고, 왕겨, 부엽토에 볏짚까지 잘라서 넣어주었다.)
(제현쌤은 이제 웬만한 목공일은 척척 해내시는데, 드라이버로 문을 척척 고쳐주셨다.)
어느 정도 바닥이 완료되어, 내일학교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야밤에 닭을 옮겼다.
"닭 터널을 만들어서 닭들이 자기 스스로 이사를 갈 수 있게 하자!" 는 의견은... 닭터널 만드는게 또 일이라서 포기학고,
결국은 한마리씩, 두마리씩 품에 안아들고 옮겼는데, 이미 이런 일에 익숙해진 우리 내일학생들은 세마리씩 한번에 잡아서 이사를 시켜서 불과 두시간만에 이사를 모두 시켰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진다. ^^
새 집에서 이제 쑴풍쑴풍 알도 잘 낳고, 건강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