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위반 청소년들
2015. 6. 8
어느 날 6기 계사운력을 하던 나는 발견하고야 말았다. 아직 애티를 못 벗은 6기들의 수많은 발가락들 사이, 4, 5기에 비해서 두 배는 작은 변과 왕겨가 흩뿌려져 있는 바닥 위, 먼지 속에서, ‘뼉뼉’소리들 속에서, 그 애들의 초란을!!
분명히 우리는 6월 중순에 계란이 나온다는 말을 들었었다. 그런데 벌써? 알이 나오다니. 아직 몸도 다 안 큰 청소년들이? 빨리 낳아서 크기도 작잖아! 첫 발견자인 나는 기쁘지가 않았다. 오히려 무서웠다. 기특하기는 했으나 무슨 문제가 있는 건 아닌지 애들이 너무 걱정됐다. 그러고 보니 요즘에 급이를 하다 보면 서툰 몸짓으로 짝짓기를 하는 6기를 보곤 했다. 다른 계사에서는 너무 익숙한 풍경이라서 그저 보고 있다가 6기 계사 안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 묘한 마음이 들었었다. 또 암탉들이 문밖으로 도망가서 잡으려고 하면 짝짓기를 하는 몸짓을 취하질 않나! 하지만 너넨 아직이야, 생각했었건만. 그날 나는 초란을 3개나 발견하고 오피스로 돌아왔다.
이 속도위반 사건의 원인은 바로 개체 수에 있었다. 몸집은 불어나고 계사는 그대로니, 다른 계사에 비해 확실히 좁게 느껴졌다.
그런 일이 있고 며칠 후에 계사에 다시 들어갔더니 분위기가 좀 바뀌어있었다. 나는 분명히 전에 없는 예민함을 감지했다! 문을 열고 사료양동이를 안에 넣었는데, 갑자기 수탉들이 손을 마구 쪼았다. 한 번이면 모르겠는데 또 넣자 또 쪼고, 급기야 목장갑을 뚫고 작은 상처까지 냈다. 어떻게 그럴 수가 있니……. 또 더 잘 놀라는 것도 같다. 뭐 어찌되었든 빨리 이사를 시켜서 널찍한 공간에서 건강한 알을 낳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6기의 전성시대가 머지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