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1일, 서울전인새싹학교의 7학년(중1) 7명과 함께 파아란지구농장에 체험학습을 갔습니다.
1박2일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새벽6시에 일어나 농장에 올라가 닭장에 깔아줄 부엽토 작업도 병아리 육추실에서 난로도 없이 그 어린 병아리들이 어떻게 키워지고 있는지도 견학하였습니다.'걸어다니는 달걀'-부화한지 일주일 정도 된 작은 병아리들이 난로도 없이 닭장(육추실)에서 재빠르게 뛰어다니는 모습이 참 신기했습니다.
학생들이 제일 신기해 했던 것은 닭장에 냄새가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닭똥 냄새랑 비릿하고 역한 닭장 냄새가 거의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안내해주시는 선생님을 따라 닭장 바닥 흙을 맨 손으로 만져보기까지 했습니다.
체험학습을 간 그날 따라 올 들어 최저 기온인 날이어서 산 속 깊이 있는 농장이 아침 기온이 영하 5도쯤 되었습니다. 산 기슭에서 부엽토를 자루에 퍼 담는데 1시간쯤 지나니까 발가락이 얼어서 끊어져 나가는 것 처럼 아팠습니다. 발이 아프다고 하소연을 하면서도 학생들이 약속한 2시간 작업을 마쳤습니다.
이 여학생들이 그 추운 날씨에 2시간 동안 부엽토 채취 작업 약속을 지키게게 된 것은 학생들의 평소의 성실한 태도 때문이기도 하지만 그 영하의 추운 날씨에 병아리 장(육추실)옆 맨 바닥에 텐트를 치고 살면서 24시간 병아리를 돌보는 선생님을 보고 '충격'을 받아서 그런 것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아, 저렇게 자신이 하고자 하는 일을 하면서 사는 사람도 있구나'하는 충격을 받았다고 하더군요.
사실 서울전인새싹학교 7학년들은 1학년때부터 봉화 하늘자라는 마을에 일년에 한번 꼴로 이동수업을 온 학생들입니다. 작년 6학년 때는 1개월간 지금의 닭장 자리에서 개인 텐트를 치고 야영을 하기도 했습니다. 전기도 휴대폰도 컴퓨터도 없이 자기들 손으로 밥과 옷과 생활을 해결해나가는 수업을 했었습니다. 이 학생들에게 봉화는 늘 푸르른 곳, 그리운 자연입니다.
올해 닭 농사를 시작했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학생들은 병아리와 닭을 몹시 보고싶어 했습니다.
다음은 7학년 학생들의 간단한 소감을 적은 글 들입니다.
느티나무 강지윤
병아리가 난로가 없는데도 잘 지내는 걸 보니 건강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봉화는 다시 가고 싶어요. 닭이 귀여워요. ‘안녕~’하고 인사를 했는데 다 안받아요.
별 원주희
닭 키우는 데는 처음 가봤는데 냄새도 안나고 닭들이 건강해 보였어요. 봉화 너무 좋아서 다시 가고싶어요. 자연이 너무 예뻐서 좋아요.
별하늘 권지민
생각보다 냄새가 안나서 신기했구요, 달걀이 완전 예뻤어요. 봉화는 여름이 좋아요. 봉화는 춥지만 않으면 좋아요~
맑은하늘 문예빈
닭장에 냄새가 안나고 건강하게 뛰는 모습이 너무 귀엽고 알놓으려고 앉아있는 닭 밑을 만져보니 털이 아주 부드러웠어요. 달걀을 자연 그대로 키우니까 맛있었어요. 봉화는 겨울에도 한 번 가보고 싶어요.
산호수 김민서
닭이 몽실몽실한 게 귀여워요. 봉화는 이뻐서 좋아요. 다 이뻐요.
하늘태양 박서연
부엽토 작업을 하면서 미생물을 제 눈으로 직접 봤다는게 놀라워요. 닭에 대한 인식이 바뀌었어요. 옛날엔 징그럽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만져보고 싶고 귀엽다고 생각이 바뀌었어요.
하늘나무 손세온
닭장이 생각보다 깨끗해서 신기했고 달걀이 작고 귀여웠어요. 봉화는 처음 가봤는데 춥기도 했지만 즐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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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사진은 무슨 달걀 광고사진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