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학생들과 농장 식구들이 사는 집은 지은지 수십년은 족히 넘었을 오래된 농가주택, 그리고 컨테이너다. 겨울이면 방안에서도 입김이 나오고 여름이면 머리에서 스팀이 나오는 환경에 화장실은 재래식, 난방은 화목보일러다.
처음 이 집을 고쳐서 쓸 때는 '한 이삼년만 버티자...'하고 시작했다는데, 살다보니 십 년이 넘어버렸다. 그렇다고 뭐 사람이 못 살 정도로 열악한 환경은 아니지만 살만하냐는 질문을 들으면 왠지 쓴웃음을 짓게 되는, 그런 곳이다.
'내년에는 우리 새 기숙사를 지을 수 있겠지...', '내년에는...' 이러면서 버틴 것이 몇 년인데, 작년에는 사람 집은 못 짓고 닭 집만 여러 채를 지었다. 그리고 올해는, 달걀 저장고를 겸한 오피스에 내일학생들과 졸업생, 농장 식구들이 총 동원되어서 초죽음이 되도록 내장과 외장을 하고 있다.
작년에 학교 식당과 갤러리를 지은 경험이 있는지라 중고등학생 나이의 내일학생들이지만 건물 외벽 사이딩 두르는 것과 데크 상판 치는 솜씨는 웬만한 일꾼 뺨친다. 게다가 그동안 미국에 유학가있던 내일학교 1기 졸업생들도 워킹 홀리데이(?) 삼아 합류했다.
▲ 남들은 외국가는 여름방학에 한국에 와 있는 내일학교 1기 졸업생들.
▲ 사실 사다리만 있으면 누구든 칠할 수 있는 벽이지만...
"175 넘는 사람만 칠할 수 있어!"라고 세뇌당해 열심히 벽을 칠하고 있는 1기 졸업생 진하.
이제 창틀을 칠하고 내부 선반작업을 하면...
우리가 살고 있는 집보다 훨씬 좋아서 아예 이사오고 싶은...
농장 오피스가 완성된다.
너무 오래 기다렸던 것들이 하나씩 완성이 되니
오히려 실감이 잘 나지 않는 것 같다.
일요일이면 오피스 개소식, 그리고 내일학교 기숙사 착공식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