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장에는 '객원농업인'이라는 타이틀이 있다. 일종의 주말농부라고 해야 할까? 주말이나 휴가철에 오셔서 일손을 거들어주시는 분들이다. 부엽토니 백야초액이니 이분들 없으면 우리 다 과로사한다. 주중엔? 달걀 팔아주신다 ㅎ
아무튼 여러 객원농업인들 중에 매우 독보적인 미각과 탁월한 채집능력을 갖춘 분이 있는데 바로 서울전인새싹학교의 시우님이다.
시우님은 어떤 요리든 한입만 간을 보면 거기에 들어간 재료가 바로 리스트로 촤자작 뽑혀나오며, 그러면서 맛의 기준이 매우 높고 또 절대 타협을 하지 않으신다. 우리가 아무리 맛있다고 노래를 불러도 시우님은 '아니야, 이맛이 아니야' 하면서 고개를 절레절레 하신다. 어찌됐든 시우님이 요리를 해주시는 날은 모두가 행복해진다.
시우님은 사람의 입맛뿐만이 아니라 닭의 입맛에도 각별히 신경을 쓰셔서 백야초액을 담글 때에도 낫으로 풀맛을 느끼며(?) 여리고 맛있는 풀만 골라서 담으신다.
사설이 길었는데 아무튼 오늘 시우님의 작품은 고추냉이잎 장아찌! 양구에서 최근에 대량재배에 성공했다는데 명이나물과 곰취를 섞어서 반으로 나눠놓을 것 같은 맛과 향이 난다. 한마디로, 무지하게 맛있다.
두툼한 목살을 숯불그릴에 구워서 고추냉이 장아찌에 싸서 먹어보니... 이건 무슨 장아찌에 약을 탄건지 고기를 끝도없이 먹게된다.
요새 더운 날씨에 풀 베랴, 알 수거하랴, 배송하랴 농장식구들이 많이 지쳐 있었는데 갑자기 원기가 다 회복되어버렸다.
아 목살숯불구이장아찌쌈... 더먹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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