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하고 싶어
2015-05-18
하늘태양
운력을 할 때 내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왕따를 당하는 닭이다. 대부분의 닭들은 아주 평화롭게 사료를 먹고, 알을 낳는다. 그런데 왕따 닭 몇 마리는 잘 그러지 못한다. 늘 다른 닭들의 눈치를 보고 다른 닭들이 자기에게 관심을 갖지 않으면 그제서야 슬금슬금 눈치를 보며 밥을 먹는다. 그러다 다른 닭들이 자기를 쳐다보면 도망을 다닌다.
가끔 사료 통을 비울 때 위에서 푸드덕거리는 소리가 들린다. 그 때 위에서 닭이 그물 위에서 위태롭게 서있는다. 내려오면 닭들에게 쪼이기 때문이다. 그런 닭들을 보면 마음이 너무 아프다. 왕따 닭들은 다른 닭들에게 쪼여 털이 빠지고, 피를 흘린다. 그런데 닭들은 빨간 색을 좋아해 왕따 닭이 피를 흘리면 더 많이 쫀다. 왕따는 계속 해서 더 심하게 쪼인다. 어쩔 수 없는 닭들의 습성이다.
그래서 나는 그런 닭들은 보면 안고 나와 따로 물과 사료를 준다. 그런데 왕따 닭은 다른 닭들에게 너무 나도 많은 위협을 받았는지 내가 조금만 움직여도 화들짝, 화들짝 놀란다. 그럴 때 마다 너무 안쓰럽고, 마음이 아프다.
많은 닭들이 즐겁게 풀과 사료를 먹지만 왕따닭은 그러지 못하니 나는 그런 아픈 닭들에게 더 많이 마음이 간다. 다행히도 왕따 닭들이 시간이 좀 지나면 회복이 되어 덜 놀라고, 스트레스도 덜 받고, 힘을 되찾는 경우가 있다. 그럴 때를 보면 참 기분이 좋다.
닭들이 조금 이나마 더 편해지고, 왕따를 당하는 닭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