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들아 아침을 노래하렴
2015, 5, 4
별
오늘도 어김없이 닭들에게 밥을 주고 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힘이 드는지, 밥을 주기도 싫어졌다. 모여드는 닭들은 모이통에 올라타서 모이통은 더욱 무거워 지고, 들려오는 닭들의 울음소리는 나를 힘들게만 만들었다. 그리고 오늘따라 더욱더 냄새가 내 코를 마비시키듯 강했다. 오늘따라 참 이상했다.
또 이상했던 것은 평소에 운력할 땐 들지도 않았던 생각이 들었다. 아마 이렇게 힘든 운력을 어떻게 하면 조금 더 즐겁게 할 수 있을지, 왜 이 일을 하는지 생각한 것이다. 이유를 찾으려고 했던 것 같기도 하다. 내가 닭에게 모이를 줌으로써 어떤 파동이 일어나는지, 어떤 영향들이 생겨나는지 생각을 해봤다. 그래서 그렇게 찾던 중에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 “내가 닭에게 모이를 줌으로써, 닭은 아침을 알리고 깨운다”라고 결론이 났다. 즉 나는 세상의 아침을 열고, 알리고, 깨우는 역할을 어쩌면 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을 한 것이다. 만족스러운 결론이 난 것 같았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을 하니깐 조금 더 힘이 났고, 닭들에게 밥을 줄 때 그냥 밥을 주는 것이 아니라 뭔가 의무감이 더욱 생긴 것 같았고, 조금 더 밝은 마음으로 줄 수 있게 되었다.
나의 애씀이 가장 행복한 아침의 노래를 만들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