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5. 23 농장일기
오늘은 유독 아침에 일어나기가 힘들었다. 일주일의 끝부분이 되어갈수록 피로도 점점점 많이 쌓여서 힘들다. 온몸에 힘이 없다! 특히 다리 힘이 완전히 풀려서 차밍동(귀염둥이 6기가 있는 곳)으로 걸어가는 것도 힘들었다. 이럴 때 가장 좋지 않은 것은, 우리의 목적과 모토를 생각하지 못 해 계사운력이 일처럼 느껴지기 시작한다는 것이다. 손길도 점점 거칠어진다. 잘못해서 발을 밟거나 사료통이나 바가지로 닭들을 툭툭 치는 일이 많아진다. 기분도 썩 즐겁지 않다.
그래서 오늘은 굉장히 조심해서 계사운력을 하려 노력했다. 기분이 즐겁지 않으니 그게 닭들한테 전해질까, 일부러 사과도 열심히 했다. 중간중간에 잠깐 쉬기도 했다. 아직 다 꼬꼬마인 6기 수탉이 나를 정말 세게 쪼아 짜증이 나려고 했지만! 참았다. 그렇게 급이를 다 하고 난 후에는 오랜만에 부엽토를 채취하러 갔다.
작년 이맘때에 가장 많이했던 것 중에 하나가 부엽토채취이다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그새 낙엽들이 많이 쌓여 검고 가벼운 흙을 만들어내니 고맙기도 하고, 대단하기도 했다. 이러다 온산의 부엽토를 모두 긁어버리면 닭들 바닥건강은 누가 책임질까? 숲을 파괴하는 것은 아니겠지? 하는 생각도 들었다. 닭들이 우리가 캐낸 흙들을 마구 파해치며 행복해 할 모습을
상상하니 기분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