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수 2611 추천 수 0 댓글 0

 

 

양초가 타오를 때

나는 저 고조선의 하늘이 열리던 날의

신단수를

생각한다.

 

 

제 몸을 허물고서야

비로소

빛이 열리는 양초불 속에서

나는 또 처형 예수를,

성불 비로자나를

느끼고 싶다.

 

 

부질없음을 버리기 보다

부질없음에 더욱 매어달려

달걀은 지금 시장의 구루마 위에

줄줄이 나와 앉아있다.

따스한 햇빛이

방파제도 없는 바다처럼 밀려들어

출렁출렁 고운 알들을 밀어주고 있다.

 

 

한 알의 달걀 속에 얼마나 많은 길들이 잠들어 있는가.

한 알의 새알 속에는 또 얼마나 큰 하늘이 기다리고 있는가.

 

 

 

- 김승희 달걀속의 생 110.111쪽-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공지 [내일학교달걀 구매는 이렇게 하세요!] file 내일학교 2022.05.26 279
공지 내일학교 농장은 AI 안전지대입니다! file 내일학교농장 2017.06.13 293
27 와우, 홈페이지 오픈 축하드려요~ 1 참밝음 2013.09.09 2449
26 파아란지구농장 홈페이지 오픈 축하합니다!! 1 기쁜빛 2013.09.11 2540
25 [가을, 시집을 읽다가] 문(門)을 위한 애사 한결 2013.10.12 2548
24 파주 [북소리~ 페스티벌] 마르쉐 참가 현장사진 2 file 참밝음 2013.10.24 2553
23 [가을, 시집을 읽다가] 하나를 위하여 1 한결 2013.10.12 2581
» [가을, 시집을 읽다가] 아프락사스 6 한결 2013.10.12 2611
21 홈페이지의 시작을 축하드립니다. 1 이봉주 2013.09.14 2683
20 어떻게 지내세요? file 한결 2013.07.21 2720
19 나는 누구인가? file 한결 2013.07.25 2755
18 안하는게 뭐에요? file 한결 2013.07.19 2759
17 파아란 지구 농장 홈페이지 오픈을 축하해요~^^ 1 HanulSarang 2013.09.12 2770
16 이렇게 예쁜 홈페이지를 3 푸른강 2013.06.20 2792
15 [가을, 시집을 읽다가] 달걀 속의 生 2 한결 2013.10.12 2804
14 마법 달걀 1탄 1 참밝음 2013.06.21 2840
13 인생에 있어 가장 힘든시기 1 file 한결 2013.07.24 2888
12 그리운 마음글밭~ & 농장갤러리 한결 2013.07.27 2897
11 부끄러운 고백 - 무지는 죄다! & 민중의 흡혈귀 1 한결 2013.07.29 2909
10 돍새기 삽써~ 돍새기 삽써~ file 한결 2013.07.18 3053
9 밥 먹고 가요~ 예 ! ^^ file 한결 2013.07.20 3101
8 험한세상 달걀이 되어 ~ file 한결 2013.07.19 3126
Board Pagination Prev 1 ... 4 5 6 7 8 9 10 Next
/ 10
XE1.8.13 Layout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