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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항상 문을 찾아 해맸지.

이 문을 찾으면 이 문이 벽이었고

저 문을 찾으면 저 문도 벽이기를

몇번이었을까, 난 항상 문을 찾아 헤맸고

우린 누구나 문을 찾아 헤매거늘 (아, 그래, 무엇이 한참 잘못되었었는지도 모른다. 태어날 때부터 하나의 벽을 찢고 태어난 우리들 앞에)

왜 언제자 문은 벽이었을까.

벽 없는 문을 보았는가, 벽 없는 문, 문 없는 벽, 문 있는 벽, 벽 있는 문

오, 그래, 참, 달걀이 먼저였을까, 닭이 먼저였을까.

닭이 먼저였다구? 달걀이 먼저였다구....???

 

 

 

참, 그런데, 생각나지 않아?, 어린시절

보물찾기 놀이를 할 때

보물은 늘, 그저 그런 어떤 곳에,

허름한 곳, 너절한 곳, 너무나도 보물스럽지 않는 그런 곳에

늘상 일부러인 듯 감추어져 있었기에 보물을 찾으려면 꼭 그런 보물스럽지 않는 곳을,

후미진 구석을 뒤져야만 했듯이

 

 

문을 찾기 위해

벽을 찾는 것일까.

벽을 찾기 위해

문을 찾는 것일까.

머나먼 겨울, 유리걸식의 그런 동그라미 안에 빙빙 갇힌 채로,

우린 문을 찾는다고 벽을 넘는다고 닭이 먼저냐고 달걀이 먼저냐고..... 빙빙.

 

 

 

 

 

- 김승희 달걀속의 생 90.9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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