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안녕!우리말/링크: http://www.urimal.kr/urimal/culture/culture.jsp
손바닥 정원 발표를 앞둔 4월 마지막 주 월요일, 5, 6학년 2명과 함께 특별한 서울 나들이를 나섰습니다.
다름 아닌 ‘한글 가온길 스토리텔링 도보 투어’입니다.
봄학기 시작하면서 자람반에 막 올라온 이 아이들에게 한 주에 에세이 한 편 쓰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매번 쓴 글에 대해서 맞춤법이나 글의 구성과 쓰는 요령에 대해 따로 지도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생각처럼 글을 쓰는 것이 쉽지 않은 것이 느껴졌습니다.
다행히 이번 손바닥정원에서 5, 6학년은 참관과 도우미 역할을 하기로 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그 시간에 쓴 글을 소리 내어 읽어도 보고, 받아쓰기도 하고, 책을 읽고 모르는 단어를 찾아서 서로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뭔가 아쉬움이 들었습니다.
봄학기에 글쓰기나 우리말글 수업으로 정식으로 잡혀 있는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수업 연결성이 떨어졌던 탓입니다.
그리고 어쨌든 이 친구들도 손바닥정원을 참관하고 실제 도우미로 참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조금은 쉽게 우리말과 글에 대해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번 한글 가온길 스토리텔링 도보 투어는 그 생각에서 출발한 첫 발걸음입니다.
미리 서울시청에서 도보 투어를 신청해서 오후 2시 광화문역 9번 출구에서 기다렸습니다.
오늘 저희를 1시간 40여분 동안 길안내와 설명을 해 주실 분은 구본식 해설사님 입니다.
먼저 세종대왕상 앞에서 세종대왕과 이순신 장군에 대한 역사적 설명을 들었습니다.
이때 저도 처음 안 사실은 해시계가 단순히 시간만 나타내는 게 아니라 24절기도 바로 알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세종대왕상 지하에 있는 전시실은 휴관일이라 관람을 하지 못하고 광화문 주위 세종대로로 이동했습니다.
한글 가온길을 걸으며 곳곳에 숨겨진 한글 조형물을 찾는 것이 이번 도보 투어에서 주요한 미션이었습니다.
걸어가다가 해설사님이 이 주변에 한글과 관련된 상징물이 있다고 하면 그때부터 주위를 휙휙 둘러봅니다.
어디에 있을까, 어디에 있지 하면서 찾아보는데 처음에는 쉽게 찾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점차 익숙해지자 금방 찾아내서 사진을 찍습니다.
총 15가지 조형물을 찾으며 한글을 가지고 다양하게 표현할 수 있음에 놀라움을 느꼈습니다.
광화문을 여러 차례 왔지만 근처에 한글과 관련된 조형물이 이렇게 많이 숨겨져 있는 줄 몰랐습니다.
아마 모르고 지나가는 사람은 늘 그냥 무심히 지나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주시경 마당에서는 한글을 연구하고 널리 알린 주시경 선생과 호머 헐버트 선생을 만났습니다.
여기서 아이들이 기억하는 내용은 아마 주시경 선생 별명이 주보따리였다는 것과 헐버트 선생이 한글을 4일 만에 습득했다는 얘기일 겁니다.
투어 마지막 코스는 세종로 공원입니다.
해설사님에게서 처음에 이야기 들었던 한글로 조합할 수 있는 11,172개의 글자를 다 확인할 수 있는 공원이었습니다.
실제 사용하는 글자 수는 2,300개 정도라지만 우리가 쉽게 발음하기도 어려운 신기한 글자를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여러 가지로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발견해서 그 자리에서 바로 신청한 건데 기대 이상의 배움을 했다고 생각합니다.
기회가 된다면 서울 곳곳을 이렇게 역사를 느끼며 몸으로 직접 배우는 시간을 많이 가지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해설사님이 굉장히 편안하게, 그리고 다양한 예를 들어가며 설명해 주셔서 감사했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