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교육 단상

코딩수업, 무엇을 위한 시간일까?

by 산호 posted May 11,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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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수업 중 한 새싹이 다른 새싹들에게 설명해주는 장면]

 

학교에서 올해 처음으로 시도해본 봄 학기 코딩수업도 거의 마무리가 되어간다.  블록코딩을 하며 게임을 만드는 것을 주 내용으로 했다. 아주 간단한 기능을 사용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점진적으로 레벨을 늘여갈 수도 있었지만, 길게 설명하지 않고 새싹들과 바로 게임을 만들었다. 아이들이 그런 방식에 더 흥미를 느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점프게임, 슈팅게임은 나와 함께 만들었다. 중간에 스스로 생각할 시간도 주었다. 스스로 생각하는 새싹도 있고 어려워하는 새싹도 있었다. 빨리 만든 새싹에게는 자기가 알게 된 것을 다른 사람들에게 설명해줄 것을 부탁하였다. (사실 수업계획 당시 멘토-멘티 구조로 가려고 했으나 온라인 수업으로 여러 가지가 어려웠다..^^:) 지난주 목요일부터는 마지막 단계인 <나만의 게임 만들기>를 시작했다. 배운 기술을 응용하여 자기 아이디어로 게임을 만드는 것이 목표이다.

 

코딩 수업을 하며 나에게도 여러 가지로 생각해볼 숙제가 생겼다. 먼저 새싹들이 대체로 코딩 자체는 즐거워하나 사용되는 개념인 속도, 변수, 상대속도.. 등을 공부하자고 하면 거기에는 또 별로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과제를 주고 설명을 하며 화상수업 속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따분한 표정이 역력했다. 그런데 또 새싹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런 것 자세히 몰라도 당장의 코딩은 할 수 있으니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었다. ‘내가 너무 정형화하여 접근했나?’ 돌아보게 되었다.

 

또한 마지막 단계인 <나만의 게임 만들기>를 하고 싶어 하지 않는 학생도 있었다. ‘억지로 하라고 하는 것은 하기 싫어요.’ 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억지로 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네가 마지막 단계를 거치지 않는다면, 너는 무엇으로 너의 성장을 도와갈 것인지?’ 물어보았다. 대답은 듣지 못했다. 그 학생에게는 어떤 면에서 동기부여가 부족했을까? 지금 이 친구에게 코딩수업은 어떤 의미일까?

 

새싹들의 나이에 배운다는 것은 무엇을 돕기 위함일까? 그것도 코딩을 배운다는 것은 특히 어떤 의미를 가질까? 한 가지는 분명하다. 평소에 의욕도 많고 성실한 친구일수록 코딩도 잘 하고 싶어 하고 호기심이 많다는 것이다. 그래서 코딩은 정말로 코딩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새로운 것에 대한 열린 마음, 어려워도 도전하는 마음의 힘, 스스로 하려는 의지 등을 가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다시 느끼게 되었다. 만약 평소에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는 학생이라면.. 코딩보다는 함께 어울려 다양한 경험을 하고 즐거운 마음을 느끼는 것이 우선이다.  그러면 코딩을 통해서도 새로운 걸 만들고 싶어 하고 의욕을 보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