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싹교육 단상

'솔로 강아지의 충격'

by 시우 posted May 31,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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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요즘 자주 모이는 모임 중 하나에는 유난히 공교육권 교사들이 많다. 교사를 제외하면 학부모였기에 자연스럽게 화제는

아이들 이야기로 흐르게 된다. 아이들의 학교생활, 시험, 친구관계, 사건, 사고 등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오고가는 중에

‘요즘 아이들은 고등학생이나 초등학생이나 생각하는 거나 말하는 거 노는 것도, 별 차이가 없어요.

고등학생은 그냥 등치만 클 뿐이에요. 고등학생들도 뭐든지 엄마에게 물어야 해요.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없어요.’라는 말이

나에게 크게 들려왔다. 요즘 초등학생이 고등학생만큼 조숙하단 걸까, 고등학생이 초등학생처럼 어리다는 걸까?

어느 쪽이든 요즘 아이들은 초등학생에서 성장이 멈춰버린 건가?라는 의문이 들었다.

 

 

얼마 전 이슈가 된 ‘솔로 강아지’라는 시집 속에 수록된 ‘학원가기 싫은 날’이라는 시의 내용에 큰 충격을 받았다.

초등학교 3학년 여자 아이가 쓴 시인데, 학원가기 싫은 날의 자신의 심경을 썼다지만, 내용이 매우 충격적이다.

그 시를 쓴 아이는 이제 겨우 초등학교 3학년이란다. 내가 더 충격을 받은 것은 그 시를 대하는 어른들의 태도였다.

뉴스를 보도하는 앵커도 그렇고, 인터뷰 당한 출판사 관계자의 태도도 나로선 이해할 수가 어려웠다.

어린 작가가 시의 내용을 수정하는 것을 원하지 않아서 그냥 실었다는 인터뷰 내용이다.

심란하고 무거웠던 마음을 더 무겁게 한 것은 주말캠프에 온 다른 학교 아이들의 대화였다.

이제 2학년밖에 안된 아이들이 놀면서 자연스럽게 부르는 노래 속에 ‘솔로 강아지’ 속의 시와 유사한 내용들이 들어 있었기 때문이다.

잔인한 내용을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으며 노래라고 부르고 있었다. 더 무서운 건, 그런 내용들에 대해 나쁘다거나, 하면 안 된다거나 하는 판단력이 전혀 없다는 것이다. 솔로 강아지를 읽은 어느 지식인이 이런 말을 했다. ‘솔로 강아지는 모든 엄마들이 다 읽어야 한다.

엄마들은 아직도 자기 아이는 순수하다고 착각하고 있기 때문이다.’라고. 그의 주장에 일면 동의가 되었다.

아마도 많은 엄마들이 내 아이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아니면 더 중요한 성적과 공부가 있기에 그런 것쯤이야 하고 무시하거나...

 

 

아이들의 발달 과정을 보면 감성이 먼저 발달하고 다음에 이성이 발달한다.

유초년 시절에 충분히 감성을 발달된 후에 이성이 발달하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요즘 아이들을 보면

감성은 찾아보기 어려운 아이들이 많다. 아이의 안을 들여다보면 너무 메말라서 만지면

부스러져버릴 것 같은 푸석푸석한 우거지 같은 느낌이다.

아주 어려서부터 남보다 더 빨리 더 많이 가르치려는 어마무시한 노력의 결과일 것이다.

 

 

제발, 지금이라도 아이들의 시간을, 아이들의 삶을 주인에게 돌려주면 좋겠다.

아이들 스스로 자기 삶의 주인되어 잘 성장해가도록 도와주면 참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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