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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록조경 견학 소감문

2015, 7, 11

 

 Am. 4시

 이렇게 아침 일찍 길을 나서는 것은 참 오랜만인 것 같았다. 피곤한 몸과 정신이었지만 새벽 공기를 마시며 정신을 차리게 되는 이런 느낌은, 마치 산티아고에서의 아침과 같은 느낌을 피어날 수 있게 한다. 오늘 내가 이른 아침부터 준비해서 가는 곳은 바로 상록조경이다. 지속가능한 정원을 2달동안 기획을 하면서 생각의 변화, 뭔가 새로운 시야가 필요했다. 그 전까지는 우리의 생각에서만 맴도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정말 제대로 된 것이 필요했다.

 

Am. 8시

 상록조경 사장님이자 교수님의 인상은 꽤 좋은 편이었다. 전화로만 했을 때는 무뚝뚝해서 좀 무서웠지만 강의를 듣다 보니 표정이 밝아 보이셨다. 역시 식물들과 함께 있으니 그런 것 같았다. 수업은 보통 강의처럼 이뤄지지 않았다. 되게 다양한 이야기들을 가져와서 이야기를 하시면서 정보들을 알려주셨다. 너무 다양한 이야기들이 오가서 좀 정신이 없긴 했지만 많은 정보를 알 수 있어서 좋았다.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설계도를 쉽게 그리는 방법이었다. 우리끼리 했을 땐 정말 어렵게 어렵게 그렸었는데, 교수님께서 알려주셨던 방법은 정말 말도 안되게 쉬웠다. 그래서 정말 전문가는 다르구나 하고 생각했다.

 

 책상에 앉아서 이야기만 하지 않았다. 중간에 교수님께서 먹으면서 해야지! 하면서 점심을 먹으러 갔다. 원래는 우리가 대접하려고 했는데, 교수님께서 먼저 사주셔서 맛있게 먹었다. 밥을 먹으면서까지도 이야기를 해주셨다. 꼭 정원에 관한 것이 아니라도, 교수님께서 생각하시는 공부에 대한 것이나, 지혜라고 표현하신 것이나 등등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여유가 있으니 정원을 가꾸나 보다. 뭐 꼭 그렇지는 않지만. 외국에서는 아파트를 보고 닭장이라고 한다. 그런 닭장을 벗어나니, 곳곳마다 주택이 있었다. 드라마 속에서 볼듯한 멋진 집에, 그 집 앞에는 멋진 정원이 펼쳐져 있었다. 펼쳐져 있다는 말의 느낌보다는 조금은 작았지만, 어쨌든 다 각자의 집에 어울리게 잔디밭이며, 조경이며 꾸며져 있었다. 총 3곳을 방문하여 구경을 하였다. 그 곳은 교수님께서 직접 설계하신 거라 하셨다. 꽉 차있고, 잘 꾸며져 있었다. 그리고 길도 잘 나여 있었으며, 조경을 하면서 가장 중요한 배수시설도 잘 되어 있었다. 정말 잘 꾸며진 정원이었다.

오랜만에 뜨거운 햇살에 후덥지근한 공기 속에서 일을 하였다. 올 여름 처음이었던 것 같다. 상록조경에서 배달 할 식물들을 나르는 일을 하였다. 정말 어찌나 덥던지 땀이 많이 흐르고, 얼굴은 빨갛게 익어버렸다. 힘은 들었지만, 교실에만 있다가 움직이니깐 정말 좋았던 것 같다.

 

 마지막으로 교수님께서 수업해주신 곳은 꽃을 파는 시장이었다. 다양한 꽃들이 각자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식물을 잘 아는 사람들이 키우니 하나같이 다 잘 크고, 풍성했다. 역시 전문가다. 꽃들도 많고, 다양한 조경재료도 팔았다. 가장 눈에 들어왔던 것은 화분들이었다. 크기도, 모양도 다양한 화분들이 나중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더워서 힘들었지만, 날씨만 좋으면 시간을 찬찬히 두고 구경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마지막까지 열심히 설명을 해주셨다. 저녁을 먹으면서 까지도 이야기를 하셨는데, 뭔가 요즘 선생님들이랑 다른 것 같았다. 대학생들과 그저 가르쳐 주는 사람, 수업을 듣는 사람으로 구별되지 않는 것 같았다. 모두가 둘러 앉아서 식사를 할 수 있는, 각자가 다 열심히 해야 뭔가 되는 그런 소통의 창을 열어가시는 것 같았다. 그리고 관계를 굉장히 중요시 두었다. 조경을 맡긴 사람과 언제든 보러 갈 수 있게 관계를 잘 유지시키셨다. 꼭 조경만 생각하지 않고, 조금 더 넓게 보는 듯한 분이신 것 같았다. 그래서 그런지 수업이 특색 있었다.

 

 이번 견학을 통해 배운 것이 참 많았다. 갔다 오고 나서 정리를 하니 한 페이지 정도는 나왔다. 식물을 키우는 방법이라든가, 설계도를 간단하게 정확하게 그리는 방법이라든가, 정원을 만들면서 어떤 부분을 주의하고 꼭 필요로 하는지 기본적인 것들을 배웠다. 배운 것도 많고, 견학도 성공적이게 끝나서 참 다행이고 좋았다. 그렇지만 아쉬운 부분은 남았다. 바로 우리 내일학교와 내일학생의 소개를 못했던 것이다. 소개 할 시간도 없이 바로 수업이 시작되어서 뭔가 찝찝했다. 그 것이 참 많이 아쉬운 것 같았다. 그래서 나중에 감사편지와 같이 우리의 소개를 썼다. 그럴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이었다. 견학 복기를 하면서 더 도와가야 할 점이나, 얻은 점을 정리하니 앞으로의 견학도 잘 갈 수 있을 것 같다. 하루를 22시간 사용해서 공부를 하니 많이 피곤했지만, 너무 맛있는 것도 많이 먹고,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어서 참 좋았다.

 

 식물은 참 마법 같았다. 


손바닥정원

한 평의 작은 공간에서 만드는 나만의 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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