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은 정의로 실현되는가?

2015, 9, 23

별

 

 “무슨 말이지?”와 함께 토론 수업이 시작되었다. 선은 정의로 실현되는가? 선은 무엇이고, 정의는 또 무슨 말인가? 역시 토론 주제는 대단했다.

 

 자람지도 선생님께서 교장선생님에서 내려오신 뒤에 처음 하는 토론이었다. 사실 잘 진행이 될까 라는 걱정도 되었다. 다행이 선생님께서 이번 토론까지는 봐주시고 가신다고 하셨다. 마음이 놓였지만, 토론을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는 역시나 큰 부담이었다. 그래도 마음을 내어 해보자! 이겨낼 수 있을 거야! 라는 마음가짐을 가지고 시작하였다.

 

 처음에 72시간을 진행을 하였을 때, 전혀 감이 잡히질 않았다. 논리는 짜야 하고, 아는 것은 눈꼽만큼 밖에 없다 보니깐 논리가 세워질 수가 없었다. 그리고 팀원 전체가 애쓰지 않고 있었다. 알고 있었지만, 도움을 주려고 해도 받으려고 하지 않으니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조금은 불균형을 이루면서 토론 준비를 계속 해나갔다. 그리고 토론 당일! 발제가 완료되지 않았다. 논리도 차츰 세워져 가고 있었지만, 세워지지는 않고 계속해서 질문들이 던져졌다. 우리가 공부해보고 싶은 것들과 공부해야 할 것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그래서 우리는 제안을 하여 토론을 미루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던졌다. 의견은 받아졌고, 새로운 제안이 들어왔다. 바로, 주제에 대해 공부를 충분히 한 후, 한달 뒤에 하자는 것이었다. 학생들끼리 한달 뒤에 하면 좋은 점, 안 좋은 점을 쫙 쓰고, 하루를 미뤄서 하면 생기는 좋은 점과 안 좋은 점을 분석해보았다. 의견이 갈라지게 되어서 의견들을 모아서 결정을 하게 되었다. 무언가를 결정할 때 쓰면 좋은 방법이다. 조금 더 현명한 선택을 하게 도와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결정된 사항은, 공부를 충분히 한 뒤에 한달 뒤에 토론을 하자로 결정이 났다. 원래 잡혀 있었던 토론 당일까지 나는 많은 생각을 해보았다. 자람지도 선생님께서 던져주시는 질문을 통해 조금은 주제를 이해하게 되기도 하고, ‘근취저신 원취저물’로 나에게 있어서 선은? 정의란? 이라는 질문을 던져가며 주제를 이해하려고 했다. 그렇지만 주제를 이해를 하지 못했었다. 더 공부를 해서 이해를 해보고 싶었다. 초반에 하연님이 우리팀에서 도움을 주는 역할로 같이 준비를 했었는데, 토론 공부도 하고 영어공부도 하는 느낌이었다. 정말 생활에서 들어보기 힘든 단어들이 나왔다. 어쨌든 우리와는 다른 시각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의 의견을 어떨지 정말 정말 궁금했었다.

 

같이 공부하던 마하님이 갑자기 학교를 그만두었다. 그래도 우리는 계속 진행을 하였다. 그러다가 중간에 또 다시 빛별님과 멋세님과 산호수님이 그만두게 되는 상황이 발생하여 토론 준비가 어려워 졌었다. 그야말로 위기였다.

 

남은 인원수는 6명. 학교에 학생이 갑자기 많이 나가게 되었다. 그래서 남은 사람들끼리 이야기를 나눴는데, 토론이 어떤 의미가 있을지 모르겠었고, 하고픈 마음과 활력이 다들 없어졌었다. 우리는 각자의 마음기둥을 세워야 하는 시기였다. 이런 시기에 토론을 할지 말지 의논을 했다가, 선생님께서 위기를 위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로 삼으라고 하셨다. 그래서 우리는 마음을 내어, 우린 할 수 있다는 마음을 내어 토론을 다시 재개하였다. 그러면서 내일학교의 가치성을 찾는 시간도 가져갔다. 내일학교의 선은 정의로 실현되는가라는 질문도 던져볼 수 있었다. 이번 위기에서 우리학교의 가치성을 찾는다는 것이 중요하게 여겨졌다. 무엇보다 내일학생으로써 학교의 주인으로써 우리의 가치성을 찬찬히 찾아보면 이 위기를 잘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다.

 

 공부를 다 같이 하였다. 거의 한 달이라는 시간을 우리는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수업을 보고, 관련된 영화를 보고 토론도 하면서 공부하자고 하였다. 최대한 재미있게, 새롭게 공부를 하려 애를 썼다. 공부는 모두가 하고 싶어해서 즐겁게 진행을 할 수 있었다. 나 또한 선은 정의로 실현되는가에 대한 공부를 하고 싶었다.

 

 마이클 센델의 정의란 무엇인가를 보고 있으면 점점 미궁속으로 빠져드는 느낌이 들었다. 어쩔 때는 한국 자막이긴 하지만, 외계어를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했다. 그만큼 공부를 해서 알아가야 할 것들이 많다라는 것이었다. 그래도 하버드에서 하는 강의도 들어보고, 학생들끼리 토론을 하는 것을 보는 것이 재미있었다. 대단하기도 했다.

 

 영화도 많이 보아서 참 좋았다. 주제와 연관되어 많은 것을 느끼게 하고 생각하는 도움을 주었다. 거의 8편의 영화를 본 것 같다. 영화가 다 재미있고, 의미를 담은 영화라 더욱 좋았다. 내일칼리지소식 영상에 올라온 것들을 보면서도 공부를 했는데, 덕분에 다방면으로 공부를 하고, 생각을 할 수 있었다.

 

 토론 할 날짜가 다가오지만, 우리는 아직 정확하게 주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래도 예전보다는 가까워지는 것 같지만, 무엇을 두고 찬반을 나눠야 할지 몰랐었다. 그래서 sos를 해서 제현성님께도 수업을 받았다. 먼저 팀으로 나누지 않고, 다 같이 공부를 하고 찾아가니깐 더 좋은 것 같다. 많은 생각이 공유되고, 함께 발 맞춰서 갈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다.

 

 공부를 더 하게 되니깐, 더 깊게 들어가보았다. 리더와 지도자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하고, 정의는 무엇인지 계속 생각하게 되고, 진정한 대중이 추구해야 할 가치들은 무엇인지도 생각하게 되었다. 조금 더 들어가니 우리의 전체 주제인 ‘세상의 본질과 인간 그리고 나’와도 연관이 있는 것 같았다. 정말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사고의 폭을 더 넓혀주었다. 예전에는 그냥 나의 생각에서만 맴돌았다면, 공부를 하고 나니깐 사회를 보게 되고, 전체를 보게 되었다. 그리고 이름만 알던 철학자들에 대해서도 공부하게 되고, 흐름도 배우게 되었다. 정말 많은 것을 배웠다.

 

 그렇게 공부를 열심히 하고 토론을 결국엔 해냈다! 정말 자랑스러운 것 같다. 힘든 시간이 있었지만 다 같이 이겨내며 밤 늦게까지 공부도 하고, 토론까지 성공적이게 끝낸 것이 참 멋있었다. 내가 보기에도 다들 멋있었다.

 

 토론 수업을 통해 나를 알아가게 되고, 도와가려 하는 나의 모습을 보았다. 정말 기쁘다. 즐거운 마음으로 토론을 마칠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