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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외 기사

좀비 분장을 하고 병원에 가면 어떤 일이 생길까?

 

 

마음이 다친 날, 병원에는 제가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마침 토요일이었는데, 흉지지 않게 깔끔한 수술이 필요해서 성형외과를 가야했지요. 시진 선생님이 안동 성소병원에 전화를 해서 거의 빌다시피 해서 예약을 했습니다. 성형외과 간호사 선생님은, 20세 젊은 여성이 이마가 찢어진 것으로 알고 있었지요.

 

분장을 지우고 갈까 했는데, 분장선생님이신 하늘마음님이 목공본드랑 트레이로 이 꼴을 만들어 놓았기 때문에 지우려면 40분 이상 걸렸습니다. 게다가 머리가 터진 분장이라서 없는 머리에 피떡이 제대로 진 연출이었거든요. 그럴 시간이 없었습니다. 사실 분장따위 중요하지 않은 상황이기도 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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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는 길, 김창래 감독님도 함께 가셨는데, 영화캠프가 우리에게는 정말 새롭고 신선한 도전이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그랬더니 김창래 감독님도 새롭고 신선한 경험이라고 하셨어요.

“좀비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병원에 가는 일은 좀처럼 없는 일이니까요”

잔뜩 긴장한 저는 폭소를 터뜨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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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형외과 진료실에서 나온 간호사님이 저를 보더니 얼굴을 찌푸립니다. “이마 다쳤다고 안했어요?” 표정은, ‘이 정도면 외과로 가야할 것 같은데?’ 하는 표정이었습니다.

“제가 아닙니다. 이 친구가 다쳤어요.”

“근데…(어쩌다가 그 지경이 되었나요?)”

마음이 이마는 보질 않고 제 얼굴을 뚫어지게 보고 있는 간호사님.

“네.. 분장입니다. 하하.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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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마음이 수술실에 들어가고 대기하면서 고운선생님 전화를 받습니다. 전화하면서 돌아다니는 버릇이 있다보니 일어서서 대기하는 로비를 왔다 갔다. 아무생각 없이 그러고 있는데, 할아버지 한 분이

“쯧쯧”

연민에 가득한 표정을 지으셨습니다. “젊은 사람이 크게 다쳤네.. 어쩌누…” 하는.

표정만 짓고 계신데 아니라고 할 수도 없고. 다시 성형외과 로비로 가서 얌전히 앉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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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급히 수술실로 들어갔다가 나오신 성형외과 의사선생님.

마음이 보느라고 저는 안중에 없으시다가 수술 끝나고 나오면서 저와 마주쳤습니다. 3초간 표정 정지. 그런데 거짓말 안하고 아주 낮은 신음소리같이 새어 나오는 한마디!  

“이건 뭐…야”

(진짜 이 워딩이었음.)

“분장입니다. 하하 (대략난감)”

“아 놀래라. (주말에 제대로 몸 한번 푸는 줄 알았네.) 보호자에요?”

“예…”

의사선생님 더는 묻지 않고 휙 지나감.

“(그러게 제가 왜 이꼴로 여기 왔을까요?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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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이제는 정말 학교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막 치료를 받은 마음은 여러가지로 복잡하게 속상해합니다. 그래서 김창래 감독님과 함께 차에 가 있으라고 하고 제가 얼른 약을 타오기로 했습니다. 엘리베이터 앞에 섰는데 어떤 여성분도 나란히 섰습니다. 첨엔 그냥 서 있었는데, 저를 한번 쳐다보고 다시 쳐다보더니 쓰윽~~ 다른 엘리베이터로 이동. 다들 쓰윽~~ 이동. 혼자 엘리베이터에 탔습니다. 아니라고 할 수도 없고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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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3층에 멈춘 엘리베이터. 여자 아이와 어머니가 들어옵니다. 나도 모르게, 환하게 웃으면서 아이를 바라봤습니다. 미소와 상관없이 아이는 엄마에게 바짝 붙다못해 파고들면서,

“엄마….”

손으로 다독다독 아이를 달래며 엄마는 아이에게 속삭입니다.

“아파서 그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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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돌아오는 길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습니다.

마음이 제대로 치료를 받았다는 안도감이 듭니다.

마음은 무슨 일이 있어도 촬영하겠다는 의지를 냅니다.

저는 그런 마음과 함께 공부하고 연구하고 새로운 도전을 하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번외기사 마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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